인천시 조사후 안전 조치 미흡
천막 들추자 입구 그대로 노출
행인들 "돌 떨어질라" 불안감
지반 불안정 등의 문제로 개발이 무산된 인천 부평 은광이 여전히 입구가 뚫린 채 방치돼 있다. 개발용역조사가 끝났음에도 인천시의 사후 조치는 미흡하다.
22일 오후 찾은 부평구 부평동 산 46 일대. 은광이었던 이곳은 입구가 파란색 천막으로 가려져 있는 상태였다. 천막을 들추자 가로 세로 약 1m 크기의 갱 입구가 있었다.
입구에서는 은광 내부로 이어지는 길이 훤히 보였다. 천막 윗부분은 입구 위에 설치된 밧줄에 묶여 있었고, 아랫부분은 여러 개의 돌로 고정돼 있을 뿐이었다. 게다가 이곳으로 접근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
갱 입구는 인도와 인접해 있는데, 그 주변으로는 낙석피해 방지 울타리도 제거돼 있었다. 접근금지를 알리는 테이프가 전부였다.
인천시는 과거 은광이었던 이 일대를 광명동굴과 같은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겠다며 지난해부터 개발을 추진했다. 그런데 최근 진행한 안전성 기초조사에서 지반이 불안정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개발은 중단됐다.
조사 결과 이 일대 암반등급은 대부분이 4등급인데, 1~5등급으로 나뉘는 암반등급이 1등급일수록 안전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개발할 수 없을 정도로 불안정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인천시는 지난 16일 열린 최종보고회에서 이 같은 결과가 발표되자 개발 중단 방침을 세웠지만, 후속 조치는 미흡한 상황이다. 지난해 12월 용역 조사를 위해 막혀 있던 은광 입구를 뚫었는데, 입구가 여전히 뚫린 채 방치되고 있다.
인근 주민들은 안전문제 등을 우려하고 있다.
은광 인근에 거주하는 황모(51·여)씨는 "지하철 부평삼거리역을 갈 때마다 이곳을 지나는데, 언제든 돌이 떨어질 것만 같아 항상 긴장하고 다닌다"며 "혹시라도 아이들이 호기심에 저기에 들어가지 않을까 겁이 난다. 개발이 안 된다면 서둘러 안전조치를 마무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안전, 보안 등의 문제로 뚫었던 은광 입구를 다시 복구해야 한다는 점에는 공감하고 있다"며 "이번 주말까지 입구를 시멘트로 막고, 주변에 울타리를 설치해 사람들의 접근을 막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승배기자 ksb@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