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덕천시장 부산과 물밑경쟁속 교통·위치 강점내세우며 의지 천명
"영상문화단지·웹툰융합센터에 국제공항 인접 최적지 시너지 효과"

'수도권이냐, 부산이냐'.

문화체육관광부가 구상하고 있는 한국영화박물관 후보지를 놓고 수도권과 부산의 물밑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부천시가 수도권을 대표해 한국영화박물관 유치전에 재시동을 걸고 나섰다.

23일 부천시에 따르면 장덕천 시장은 지난 22일 영화인, 국회의원 등과 만나 "부천이 한국영화박물관을 설립하는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시장은 이날 자신의 SNS(페이스북), 부천상공회의소 조찬포럼에서도 한국영화박물관이 부천에 유치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장 시장은 "부천시는 일찌감치 국립 영화박물관 유치를 위해 노력해 왔으나 최근 약간 부진했었다"며 "올해는 한국영화 100주년이 되는 해로 한국영화박물관 유치를 위해 열심히 뛰기로 했다"고 의지를 밝혔다.

영상문화산업단지 34만㎡의 민간개발을 앞두고 있는 시는 한국영화박물관이 부천에 유치돼 문화산업화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부천의 강점을 내세우고 있다.

장 시장은 "영상문화단지에는 이미 한국만화박물관(국립)이 입주한 상태여서 한국영화박물관이 함께 한다면 큰 시너지 효과가 있고, 웹툰융합센터도 건축 중"이며 "인천국제공항과도 인접해 있어 연간 수백만명의 관광객 유치에도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장 시장은 특히 "소니 픽처스(Sony Pictures) 측도 부천시가 영화박물관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사실을 알고 영화자료를 제공할 의사가 있음을 전해 왔다"고 설명했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올해 세계 3대 영화제의 하나인 칸 영화제가 공식 인정한 영화제로 위상이 높아졌으며 지난해에는 부천애니메이션페스티벌이 아카데미 공식지정 영화제가 된 바 있다.

한국영화산업은 1919년 이래 100년의 역사를 거치면서 1인당 영화관람 횟수 세계 1위, 한국영화의 점유율은 2011년 이후 꾸준히 50%를 상회하는 국민적인 콘텐츠로 성장하고 있고, 영화는 관람률, 관람의향, 지출부문에서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문화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영화인들은 한국영상자료원 1층 1천여㎡ 규모의 한국영화박물관(서울 상암동 소재)은 한국영화산업의 위상에 적절하지 않다고 보고 한국영화박물관 설립을 서둘러 줄 것을 정부에 촉구하고 있다.

영화인들은 세계영화 강국들이 경쟁적으로 박물관을 건립해 영화산업·관광산업으로 발전, 촉진하고 있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프랑스 시네마테크, 이탈리아 토리노박물관, 독일의 베를린영화박물관 등이 있지만 중국은 베이징의 세계최대 영화박물관이 있음에도 칭다오에 세트장과 테마파크가 결합된 영상단지를 건립하고 있는 상황이고, 미국은 LA엑스포지션공원에 1조2천억원 규모의 조지루카스박물관을 건립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영화인들은 박물관 기능이 보존(아카이빙)과 계승에서 대중에게 정서와 즐거움을 주는 공공교육기능(에듀)과 체험형 오락기능(엔터테인), 박물관의 홀로그램, 인공지능(AI), 증강현실(VR)등 미래창조 기능으로 변화되고 있다며 한국영화박물관 건립은 지금도 늦었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부천시 관계자는 "한국 영화박물관은 영화인을 넘어 국민과 대중을 위한 시설로 수도권 2천만 명을 수요자로 인식할 필요성이 있으며 한류 콘텐츠의 핵심으로 수도권이 적합하다는 인식을 영화인들이 하고 있다"며 "유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부천/장철순기자 so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