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이용시에 최대 10% 적립금
'인천e음' 등 결제 260억 상승세
금 구입 稅감면 '시세 차익' 가능
전문가들 "지자체차원 감시필요"
최대 10%의 캐시백(적립금) 혜택으로 인기가 높은 인천 전자식 지역화폐가 귀금속 투기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인천 서구 등에 따르면 '인천e음', '서로e음' 등 인천 지역화폐 결제액이 최근 26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달까지 결제액이 약 50억원 수준이었던 지역화폐는 이달 초 서구가 출범시킨 서로e음 시행과 맞물려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다.
서로e음의 10% 캐시백 혜택은 이런 인기의 배경이 되고 있다.
이런 캐시백 혜택이 순금 등 귀금속 투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날마다 시세가 달라지는 귀금속 특성상 세금 감면 효과가 시세 차익을 노리는 투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순금의 경우 시세에 부가가치세, 소득세 등 세금 약 15%가 더해져 거래된다. 그런데 서로e음 카드로 서구에서 순금을 사면, 10% 캐시백 혜택으로 인해 사실상 세금이 감면되는 효과가 발생한다.
현재 금 시세가 19만7천원으로, 1년 전(18만2천원)과 비교해 약 8.2% 올랐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세 차익을 노려볼 만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서구의 한 귀금속 업체 관계자는 "최근 서로e음 카드로 순금을 사겠다는 고객이 찾아왔는데, 우리 가게가 가맹점 등록이 돼 있지 않아 결국 돌아갔다"며 "순금이 물가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 것을 볼 때, 캐시백 혜택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고 가격 상승 확률이 높은 순금 투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역화폐 제도의 투기 악용을 철저히 예방해야 한다고 말한다.
양준호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금을 사고파는 건 장기적인 차원의 투자 또는 투기 방식"이라며 "지역화폐를 활용한 귀금속 투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보이는 측면도 있지만, 자치단체가 철저히 감시할 필요가 있다. 귀금속 외에도 조금이라도 투기에 사용될 여지가 있다면 정책적으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최근 이러한 소문이 있어 진상 파악을 했는데, 지역화폐를 이용한 귀금속 거래는 아직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향후 지역화폐의 부정 사용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감시하겠다"고 말했다.
/공승배기자 ksb@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