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단 아파트 인근 염소 개 사육장 운영3
지난 24일 오후 인천시 서구 오류동 검단힐스테이트 3차 아파트 단지 경계 인근에 염소와 개를 기르는 2층 구조의 무허가 사육장이 설치되어 있다.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인근 염소·개 120여마리 불법사육
"비위생적 전염병 우려" 민원 제기
사업주 "전달 市에 토지매수 신청"
區 "과태료 처분·개선 지도할 것"

인천 서구가 관내 가축사육을 금지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오류동의 한 공업사 부지에 개와 염소 100여 마리가 불법 사육되고 있다.

인근 아파트 단지 주민들은 사육장에서 발생하는 악취와 소음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구는 최근 민원이 제기되고 나서야 뒤늦게 상황 파악에 나섰다.

지난 24일 찾은 서구 오류동 검단힐스테이트 3차 아파트 인근. 단지 경계와 약 20m 떨어진 곳에는 길이 30m, 높이 5m 크기의 사육장이 운영되고 있었다.

2층 구조의 철장으로 만들어진 우리 안에는 100여 마리의 염소 등이 사육되고 있었다. 철장우리 주변으로 다가가자 배설물 등으로 인한 악취가 심하게 났다.

사육장 인근 산책로를 지나던 시민들은 손으로 코를 막기도 했다. 염소 사육장 옆으로는 개와 닭을 기를 수 있는 시설까지 갖춰져 있었다.

염소 사육장 옆 약 1㎥ 크기의 우리 여러 개에는 20여 마리의 개가 사육되고 있었다. 아파트 단지와 담벼락 하나를 사이에 둔 이 사육장은 불법 시설이다. 서구는 전 지역을 가축사육 제한지역으로 지정하고 있어 가축을 기르는 행위 자체가 불법이기 때문이다.

인근 주민들은 염소와 개 사육장에서 발생하는 악취와 소음에 시달리고 있다.

불법 사육장이다 보니 가축분뇨 배출시설이 마련돼 있지 않다. 주민들은 "배설물 악취는 물론이고, 제대로 위생 처리하지 않아 전염병마저 우려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8년 전부터 인근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는 안모(49)씨는 "특히 아침에는 개 짖는 소리와 닭 울음소리로 잠을 못 잘 정도다. 악취 때문에 주변 산책로는 갈 엄두조차 안 난다"며 "전에는 가축이 많지 않더니 얼마 전부터 개와 염소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여름인데 구가 서둘러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2012년까지 공업사로 운영되던 이곳은 중봉대로 건설로 토지 일부가 수용되면서 보상을 받았다.

사업주는 "약 2천300㎡ 규모의 땅에서 공장을 운영했는데, 개발로 모두 수용돼 나머지 부지에서는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나도 먹고살려고 동물을 사육하는 것"이라고 했다.

사업주는 "도시계획도로로 지정된 사육장 부지에 대해 지난달 인천시에 토지 매수를 신청했다"고 했다.

서구 관계자는 "민원이 접수돼 상황을 파악하는 중이고, 불법 사육 행위에 대해서는 과태료 처분할 예정"이라며 "개 소음은 규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강제할 순 없지만, 주민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계속해서 지도하겠다"고 했다.

/공승배기자 ksb@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