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스포라 영화제 인터뷰4
서경식 일본 도쿄경제대학 현대법학부 교수가 26일 오후 인천시 중구 하버파크호텔에서 "디아스포라영화제는 그동안 해를 거듭하면서 많이 발전해 왔는데 우리 자신을 성찰하게 한다는 점에서 이 영화제가 갖는 의미가 남다르다"고 밝히고 있다.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5년째 방문 변화모습 지켜봐
분단된 도시에 의미있는 행사
탈북자 차별 다룬 영화 인상적


디아스포라영화제를 매년 찾고 있다는 일본 도쿄경제대학 서경식 교수는 디아스포라영화제가 갖는 의미를 몇 가지로 나누어 설명했다.

일본의 식민지배를 받을 당시 조국을 떠나 세계 각국으로 나가 살아야 했던 그 땅에서 열린다는 점과 남북분단의 현장이자 고난의 근대사를 겪은 나라에서 이주민을 뜻하는 디아스포라영화제가 열린다는 게 남다른 의미라는 얘기다.

1951년 일본 교토에서 태어난 서경식 교수는 우리나라를 일컬을 때 '조선'이란 용어를 썼다. 북한 쪽을 의식한 게 아니라 남북분단 이전의 나라를 지칭하고자 하는 뜻이라고 했다.

서경식 교수는 "나는 할아버지가 1928년에 일본으로 건너간 3세대 재일조선인"이라고 소개했다. 그의 가족사 자체가 디아스포라적이다.

서경식 교수는 "인천은 중국하고도 가깝고 화교들도 많이 살고, 분단된 도시이기도 하다"면서 "인천은 다른 어느 도시보다 평화가 지켜져야 좋은 도시인데, 동아시아 전체의 안녕과 평화가 인천이 바라는 바와 숙명적으로 관계된다"고 말했다.

디아스포라영화제가 인천에서 열리게 된 것이 예삿일처럼 느껴지지 않는다는 말이었다.

디아스포라영화제에 다섯 번이나 방문하면서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이번에 인천시 표창을 받은 서경식 교수는 대학에서 예술학을 가르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세계 각국을 여행하며 접한 디아스포라적 삶의 유래와 그 의미를 탐구한 책 '디아스포라 기행'을 쓰기도 했다.

그의 두 형은 우리 아픈 현대사의 희생양이기도 했다. 둘째 형 서승과 셋째 형 서준식은 한일 국교수립 이후 일본에서 한국으로 건너와 공부한 1세대들이다. 그들은 유학생 간첩단 사건에 연루되어 오랫동안 옥고를 치렀다.

5년이나 계속해서 디아스포라영화제를 찾은 서경식 교수는 이 영화제의 변화하는 모습도 함께 지켜봤다.

"이번에 본 영화 중에 탈북자를 차별하는 한국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 새터민 영화가 좋았습니다. 이런 얘기는 한국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남아메리카 이주자들이 많은 미국에도 있습니다. 특별한 문제가 아니라 보편적인 문제로 넓혀야 합니다. 디아스포라영화제는 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봅니다. 많지 않은 예산으로 훌륭한 행사로 자리를 잡았다고 생각합니다."

도쿄경제대학 도서관장도 맡고 있는 그는 한국에서 공부하지 않았지만 우리말을 따로 배웠다. 그는 자신의 책을 읽어주고 찾아주는 한국사람들이 고맙다고 했다. 그는 27일 오전 출국한다.

/정진오기자 schil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