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적으로 판단 보건소 책임 커
도시재생 취지 '보여주기식' 변질
잘못된 시정 바로잡기 위해 열공
"혈연·지연·학연 아무것도 없습니다. 소신 있는 정치가 제 무기이자 장점입니다."
지난 11일 오산 세교신도시. 잔다리마을 단지 앞에 예고 없이 들어선 정신과 폐쇄병동에 불안을 느낀 오산시민 수 백여 명이 거리에 모였다.
인근 어린이집·초등학교를 통학하는 아이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에 지역주민들은 관련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1인 시위·촛불집회 등 투쟁을 이어가던 중이었다.
분위기가 격해지고 주민대표의 삭발식까지 이어졌다. 해당 지역구 기초의원으로 이를 지켜보던 이상복(61·자유한국당) 오산시의원은 망설임 없이 연단에 올라 삭발에 동참했다.
그는 "주민들의 불만과 아픔을 공감하기 위해 삭발했다. 정무적 판단을 하지 못하고 행정적으로만 판단한 오산시보건소의 책임이 크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젊은 도시 오산시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시의원이다. 하지만 정치경력은 가장 짧은 편에 속하는 정치 신인이다.
경북 안동이 고향인 그는 직장과 사업 문제로 오산시에 거주하기 시작했고, 자연스레 자율방범순찰대 등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를 시작했다. 선거에 출마한 사람을 도운 일은 있지만 직접 선거에 나선 적은 없다.
그러던 중 오산시 동부대로 전 구간 지하차도 건설 추진 등과 관련한 지역 현안을 다룬 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으며, 직접 풀뿌리 정치에 참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지난해 지방선거에 출마해 시의원으로 당선됐다.
초선 의원의 열정은 바로잡아야 할 시정 항목을 찾아내고 개선해 내는데 큰 기여를 했다. 오산장터 도시재생 부실 논란이 그 중 하나다.
그는 "도시재생이라는 취지가 도시문화사업으로 변질됐다. 노후화된 구도심을 살려야 하는데 보여주기식 조형물 사업이 됐다"며 "감사원이 직접 감사를 한 만큼, 조만간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다음 달 행정사무감사를 앞두고 공부에 한창이다. 오산시와 관련된 신문기사를 되짚어 보며 잘못된 시정 분야를 바로잡겠다는 의지다.
그는 "의회 소수당이어서 의정활동에 어려움은 많지만, 소신으로 이를 이겨내고 시민에게 다가가겠다"고 말했다.
오산/김태성기자 mr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