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고수온' - 겨울 '저수온' 심화
먹이사슬·서식산란 환경에 악영향
굴·바지락·꽃게 어획량 크게 줄어

市·기관, 종자 방류 등 대책 고심
"기후변화 예측기술 개발 필요성"


전 지구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기후변화'가 인천 지역 해양 생태계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구온난화 현상으로 여름철에는 고수온, 겨울철에는 저수온이라는 '양극화' 양상을 띠며 수심이 얕은 서해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28일 해양수산부 수산정보포털을 보면 인천 지역의 어획량은 패류와 갑각류를 중심으로 최근 8~9년 사이 크게 줄었다.

인천 해역의 굴 어획량은 지난 2011년 6천85t에서 지난 2017년 1천305t으로 떨어졌고, 바지락 어획량은 2011년 1천558t에서 2017년 455t을 기록했다. 꽃게 역시 2011년 1만757t에서 2017년 4천210t을 기록했다.

신중근 연평도 어촌계장은 "최근 이상기온 현상 때문인지 몇 년간 굴이나 바지락, 꽃게 등 전체적으로 '팔 게 없다', '씨가 말랐다'는 이야기를 어민들 서로가 하고 있다"며 "어촌계 스스로 양식 개발 등의 자구 노력을 하고 있는데 관에서 어패류 어획량 감소에 대한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하소연했다.

우리나라는 최근 50년(1968~2017년) 사이 연평균 표층 수온이 1.23℃ 상승, 전 세계 평균 상승치 0.48℃에 비해 크게 높다.

최근 몇 년 사이 고수온 현상으로 서해에서는 난류성 어종인 오징어와 고등어, 멸치 등이 많아졌다는 것은 오래된 얘기다.

어획량 감소 문제는 여름철 고수온 현상과 겨울철 저수온 현상이 겹치면서 문제가 되고 있다. 수심이 얕은 서해는 '수온 양극화'가 심해 피해가 더 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인성 국립수산과학원 기후변화연구과 연구원은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2000년대 중반부터 시베리아 고기압 세력이 강해지고 북극의 차가운 바람을 막을 수 있는 제트기류의 힘은 약해져 겨울철이 추워지는 때가 많고 저수온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며 "여름철 수온은 상승하고 겨울철 수온은 낮아지면 서식 가능한 온도 폭이 좁거나 이동하는 거리가 길지 않은 생물의 경우 서식하는 것이 특히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굴의 경우 서식 가능한 온도 폭이 비교적 넓은 편이지만 굴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먹이사슬의 서식·산란 환경이 영향을 받으면 전체적인 해양 생태계에 교란이 올 수 있다는 얘기다.

인천시와 국립수산과학원 서해수산연구소는 조개류, 갑각류 등 어족 자원 감소에 대한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고 수산 종자 방류 등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예측하기 어려운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보다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대책이 절실하다고 지적한다.

한인성 연구원은 "저수온 주의보가 생긴 지 이제 2년 밖에 안 되고, 이 문제가 불규칙적으로 일어나면서 이를 예측하고 미리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해졌다"며 "양식장의 경우 실시간 수온 관측 장비를 늘리고, 기후 변화를 예측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을 해 미리 대응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설아기자 sa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