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이른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어느 날 한 아파트 단지에서 야시장이 열렸습니다. 삼삼오오 모인 주민들이 이곳저곳에서 간식과 야식을 먹으며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보통 아파트 단지의 이미지는 이웃사촌이라는 말이 아직은 무색하다지만 야시장이 열린 날은 남녀노소 누구나 화기애애하게 웃고 시끌벅적하게 해도 무방한가 봅니다. 주차공간이나 층간소음으로 싸우고 얼굴 찌푸리는 소식보다 훨씬 정감 가는 모습입니다. 아파트 단지 마다 매일 야시장이 열렸으면 좋겠다는 어린아이 같은 생각을 해봅니다.
글·사진/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