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능시험 감독관 업무를 두고 교사들은 '고문'이 따로 없다고 입을 모은다. 움직이지도 못하고 제자리에 꼼짝없이 서서 온종일 버텨야 하기 때문이다.
예민한 수험생에게 피해를 줄 수 있어 함부로 돌아다니지도 못해 감독 내내 정자세로 견뎌야 한다.
수능 감독관 업무가 힘들다는 사실은 실제 경험해본 교사가 아니라면 잘 모를 수밖에 없다. 당장 내 앞에 일생이 걸린 시험을 앞두고 있는데, 시험 감독관이 힘든지 살필 겨를이 없는 것이 당연하다.
그래서인지 감독업무에 나서는 교사들의 어려움에 대해서는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았다. 예비고사·학력고사·수능 등 우리나라 대입시험 역사에 감독관을 위한 의자가 마련된 적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고 한다.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해 보자며 중고등학교 선생님들이 직접 수능 감독관 의자를 마련하라고 교육부에 요구하기 위한 서명운동을 진행 중이다.
감독관 의자를 마련하라는 교사들의 요구에 현장 교사들의 반응은 뜨겁다. 수능감독 기피 현상을 없애는 가장 명쾌하면서도 효과적인 아이디어라고 보는 이들이 많다. 일부 회의적인 시각을 가진 교사도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찬성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고용노동부의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는 사업주는 서서 일하는 근로자가 작업 중 때때로 앉을 기회가 있으면 해당 근로자가 이용할 수 있도록 의자를 갖추어 두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교육부가 교사들의 요구를 가벼이 넘기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성호 인천본사 사회부 차장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