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인프라 활용 '교육사업' 운영
20사단 장병, 재능기부 교사 참여
학부모, 방과 후 프로그램 진행도
"귀하고 소중한 아이들을 돌보는 일을 지역주민들이 보람과 기쁨으로 정성을 다해 동참하고 있습니다."
박상규 양평군 단월면 주민자치위원장은 뿌듯한 표정으로 자랑을 하듯 '마을 공동 돌봄교육'에 대해 설명했다.
박 위원장은 "대도시에 비해 교육여건과 환경이 열악하지만 주민들이 힘을 합쳐 그 부족함을 채워 아이들을 바르게 키워보자는 일에 작은 힘이나마 보태고 있습니다"고 말했다.
양평군 단원면 마을 전체가 지역 인프라를 활용해 아이들 돌봄과 교육사업을 운영, 지역사회에 잔잔한 감동을 선사하고 긍정적인 영향력으로 귀감이 되고 있다.
'공동 돌봄·교육'은 단월초·중학교와 단월면사무소· 주민자치위원회·학부모회 등이 힘을 합쳐 지역의 한 아이도 돌봄과 교육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으로 아이들을 키우자며 '의기투합'해 운영하고 있다.
면내에는 초·중등생을 위한 보습학원이 한 곳도 없어 사교육은 생각하지도 못하지만 바쁜 농사일이나 맞벌이를 하는 부모들은 아이들을 돌보는 일과 가정학습 지도 등의 부담을 덜 수 있어 한결 마음이 놓인다.
아이들의 부족한 학습능력과 숨은 끼를 맘껏 키울 수 있도록 지역 공동체가 지닌 시스템을 총동원해 열악한 교육환경을 극복하고 부족한 가정에서의 돌봄을 채워주고 있는 것이다.
단월초는 방과 후 돌봄교실 '학교 희망공부방'을 운영한다. 지난해부터 운영을 시작한 돌봄교실은 1~6학년 희망 학생들을 대상으로 담당교사들이 가야금·골프 등 11개의 다양한 특기적성 프로그램은 물론 기초·기본 학습도 지도한다.
교내 한편에는 자그마한 골프연습장도 마련돼 있다.
하교를 한 초등학생들과 중학생들은 학부모들이 운영하는 아이들의 쉼터 '선물상자'로 모인다. 학부모들이 교대로 나오고 자비와 후원금, 학부모지원사업 등 운영비로 정성껏 만들어 주는 간식을 먹고 예절교육, 미술·원예·요리활동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저녁에는 주민자치위원회가 운영하는 '청소년 공부방'에서 20사단 장병들이 재능기부 교사로 참여하는 영어·수학·독서논술·드럼 등 보충학습 지도와 교습을 매주 2차례 받는다.
공부방에는 매일 초·중·고생 50여명이 이용하며 모든 프로그램은 학부모들과 협의를 통해 구성하고 아이들이 마음 편하게 공부를 하며 숨은 끼를 발산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 주고 있다.
공부를 마친 아이들은 밤 9시에 자율방범대에서 지원해주는 버스를 타고 집으로 안전하게 귀가한다.
'공동 돌봄·교육'에 남다른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 신광섭 단월초 교장은 "전교생이 83명인 초등학교와 전교생 130여명인 중학교가 있는 면지역이지만 '내 아이 키우듯 함께 돌보자'는 주민 모두의 마음이 모여 인성 바르고 건강한 아이들로 키워가고 있다"며 "아이들 양육과 교육을 지역사회가 공동으로 참여하고 있는 모습은 한 교육자의 입장에서도 매우 반갑고 고마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재정적 여건 등 상황이 나아진다면 선물상자와 청소년 공부방에 아이들 고민과 고충을 들어줄 상담 전문가를 둘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작은 바람을 밝혔다.
양평/오경택기자 0719o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