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여름방학부터 기간제교사도 정규교사와 마찬가지로 연수를 통해 1급 정교사가 될 수 있게 된다.

2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올해부터 기간제교사 대상 정교사 1급 자격연수(1정 연수)를 실시하기로 결정하고 이를 위해 각 교육청이 연수담당 직원을 늘릴 수 있도록 조처했다.

교육부는 이미 지난 4월 기간제교사를 1정 연수 대상에 넣는 방향으로 '교원 등의 연수에 관한 규정 시행규칙'을 개정해 시행하기도 했다.

17개 시·도 교육청 가운데 광주·울산·경남·세종 등 4곳은 당장 이번 여름방학부터 국어와 수학 등 연수 대상이 비교적 많은 과목을 중심으로 기간제교사를 포함해 1정 연수를 진행할 예정이다. 기간제교사가 가장 많은 경기와 서울 등은 내년 연수시행을 목표로 현황파악을 진행 중이다.

교대나 사범대를 졸업하면 보통 '임용고시'라고 부르는 공립교사 임용후보자 선정 경쟁시험 합격 여부와 상관없이 정교사 2급 자격이 주어진다.

정교사 2급 자격자는 일정 조건을 만족시키면 1급 자격을 취득할 수 있다. 가장 흔한 경우가 3년 이상의 교육경력을 쌓은 뒤 재교육받는 것이다. 각 교육청이 방학 때 시행하는 1정 연수가 바로 이 재교육에 해당한다.

여태까지 기간제교사는 1정 연수에서 배제돼 있었다. 작년 6월 대법원판결 전까지 기간제교사는 정교사 1급 자격을 취득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종전까지 교육부는 내부지침인 '교원자격검정 실무편람'에 정규교원만 정교사 1급 자격을 취득할 수 있다고 규정해두고 이를 근거로 기간제교사에게는 정교사 1급 자격을 주지 않았다.

이에 기간제교사들이 소송을 냈고, 대법원은 "관련 법령이나 일정 기간 교육경험을 축적한 교원의 능력과 자질을 향상해 교육의 질을 높인다는 자격제도의 취지와 성격에 비춰보면 정교사 1급 자격 부여대상이 정규교원에 한정된다고 볼 수 없다"면서 이들의 손을 들어줬다.

기간제교사는 작년 4만9천977명으로 전체 교사(49만6천263명)의 10%에 달했다.

교사들이 육아휴직 등을 사용하는 경우가 늘고 사립학교 중심으로 정규교원을 채용하지 않고 빈자리를 기간제교사로 채우는 경향이 나타나면서 1999년 5천928명이던 기간제교사는 2008년 2만458명으로 2만명을 넘었고 4년 뒤인 2012년 4만1천616명으로 4만명대에 진입했다.

1정 연수를 받아야 하는 기간제교사가 몇 명인지 정확한 집계는 없다. 기간제교사의 경우 여러 학교를 옮겨 다니며 불규칙하게 교육경력을 쌓는 터라 당국도 연수 대상을 정확히 파악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있다.

다만 2016년 기준 경력연수가 5년 이상인 기간제교사가 2만명을 넘은 만큼 1정 연수 대상 기간제교사도 최소 2만명은 될 것으로 추정된다.

기간제교사가 작년 기준 7천800여명인 서울의 경우 교육대학원 석사학위 취득 등 다른 방법으로 정교사 1급 자격 취득조건을 이미 충족시킨 이들을 빼고 1정 연수를 받아야 하는 기간제교사가 2천700여명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2급 정교사에서 1급 정교사가 되면 보직교사를 맡을 수 있고 호봉도 한 단계 뛰면서 급여도 오른다. 이 때문에 1정 연수를 언제 받느냐는 교사들 사이에서 예민한 문제다.

그러나 교육경력 3년이 채워지는 4년 차 때 바로 1정 연수에 들어가는 교사는 많지 않다. 국어 등 주요 과목의 경우 연수 대상 인원을 곧바로 수용할 정도로 연수과정이 충분히 개설되지 않다. '소수과목'의 경우는 반대로 매년 연수를 진행하기에는 인원이 부족해서 1~2년씩 기다리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에 따라 기간제교사가 1정 연수에 합류하면 정규교사들의 연수순서가 밀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당국은 이런 일이 없도록 연수 인원 산정 등에 신중을 기하겠다는 입장이다.

일부의 오해와 달리 기간제교사가 정교사 1급 자격을 취득한다고 정규직이 되지는 않는다. 앞서 대법원도 "기간제교사에 정교사 1급 자격을 부여한다고 이들이 정규교원과 같은 법적 지위를 누리게 되는 것도 아니고, 호봉산정에만 일부 영향이 있을 뿐이다"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