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율 높아 수입품과 가격 역전
조세재정硏, 연구 보고서 발표
종가세 → 종량세 전환안 제시
업계 신규투자·일자리 효과도
수입 맥주처럼 국산 맥주도 4캔(500㎖기준)에 1만원 시대가 열릴 가능성이 커졌다. 정부가 주류 과세 체계를 50년 만에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전환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어서다.
3일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주류 과세체계 개편에 관한 연구' 결과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종량세 전환 방안으로 ▲맥주만 종량세로 전환하는 방안 ▲맥주와 막걸리를 종량세로 전환하는 방안 ▲모든 주종을 종량세로 전환하되 맥주와 막걸리 외 주종은 일정 기간(예:5년) 시행시기를 유예하는 방안 등 3가지를 제시했다.
우선 종량세 전환 논의의 시발점이 된 맥주만 종량세로 전환할 경우 국산 맥주와 수입 맥주에 같은 제세금이 부과돼 실효세 부담의 역차별 문제가 해소된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선 주정 외의 주류에 대해 주종에 따라 5~72%의 세율을 적용하고 있고, 맥주에 대해선 최고세율인 72%가 부과된다.
이 때문에 수입 맥주는 4캔에 만원이 가능한데 국산 맥주는 불가능했다. 이 여파로 5년간 연평균 출고수량은 국산 맥주는 2.1% 감소했고, 수입 맥주는 35.5% 증가해 역차별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맥주를 종량세로 전환할 때 현행 주세 부담 수준인 ℓ당 840.62원을 적용한다면 국내 맥주의 경우 주세 납부세액은 1.8%, 세 부담은 1.64% 정도 감소할 전망이다.
또 보고서는 주세 과세체계가 전환되면 맥주 업계의 신규 설비투자 등 투자 활성화, 고용창출 효과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맥주와 함께 종량세 우선 전환 대상으로 꼽히는 막걸리는 현재 가장 낮은 5%의 세율을 적용받는데, 보고서는 현행 주세 납부세액 수준인 ℓ당 40.44원으로 종량세를 적용하는 경우 큰 부담이 없을 것으로 분석했다.
나머지 와인이나 청주 등 발효주, 위스키나 희석식 소주 등 증류주 등의 주종은 시장의 혼선 등을 우려해 5년여 동안 시행시기를 유예하는 방안을 강조했다.
/김준석기자 joons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