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SK 구단의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는 한 간부를 만났다. 요즘 서울에서 소위 '뜨고 있다'는 명소들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몇 군데 둘러보고 오는 길이라고 했다.
SK의 온·오프라인 팬 서비스는 올 시즌에도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팬심을 사로잡고 있다. 홈 경기가 있는 날이면, 문학구장(SK행복드림구장) 안팎은 먹고 즐길 거리로 넘쳐난다.
SK는 6월 1일 한화 이글스와 홈 경기에서 시즌 두 번째 만원 관중을 기록했다. 문학구장의 2만3천석이 꽉 들어찼다.
시즌 초반만 해도 SK를 바라보는 시선은 '기대 반, 우려 반'이었다. 무엇보다 중심 타선의 부진이 심각했다. '홈런 군단'이란 수식어가 머쓱할 만큼 SK의 거포들이 좀처럼 기를 펴지 못했다.
'4번 타자' 제이미 로맥은 4월까지 타율이 2할대 초반에 그쳤다. 간판타자 최정도 기나긴 슬럼프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SK는 '마운드의 힘'으로 버텼다. '에이스' 김광현 등 탄탄한 선발진과 한층 강화된 불펜의 호투를 앞세워 타선의 부진을 메웠다. 새 사령탑인 염경엽 감독의 승부수와 짜임새 있는 경기 운용이 이와 잘 맞물려 돌아갔다.
움츠려 있던 거포들도 기지개를 켰다. 로맥은 지난달에만 홈런 7개를 몰아쳐 이 부문 2위(12개)로 올라섰다. 최정, 한동민, 정의윤 등 거포들의 부활에 홈 팬들도 신이 났다.
새 얼굴들의 활약도 반갑다. 올 시즌 합류한 외야수 고종욱은 득점권 타율 1위(4할1푼5리)를 달리는 등 공·수·주 '삼박자'를 갖춘 자원이다. 미국·일본에서 외야수로 뛴 '늦깎이 신예' 하재훈은 투수로 변신해 시속 150㎞를 넘나드는 위력적인 강속구를 선보인다.
홈 팬들의 성원에 힘입은 SK는 현재 '선두'(37승1무20패)를 질주하고 있다. 여느 때보다 즐거운 문학구장이다.
/임승재 인천본사 문화체육부 차장 i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