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라·영종등 학교 60곳 급식 차질
"생수 사재기에 친구집 피난까지"
성난 주민 '인천시 비난' 기자회견
전문 수질검사·보상책 마련 촉구
인천 서구 일대 아파트 등지에서 나온 '붉은 수돗물'로 인한 피해가 일파만파 확산하며 주민들의 불만과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인천지역 60여 곳 학교가 급식에 차질을 빚는 재난 수준의 상황이 벌어지면서 참다못한 주민들은 인천시의 안이한 대처를 비판하며 기자회견을 여는 등 분노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4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현재 서구 검단·검암·청라와 영종지역 일대 유치원과 학교 등 60여 곳이 급식에 차질을 빚었다.
빵·우유 등으로 대체급식을 하거나 단축 수업을 하고, 도시락을 지참하기로 하는 등 붉은 수돗물로 인해 학교 현장도 직접적인 피해를 받고 있는데 당분간 이러한 상황은 계속될 전망이다.
교육청은 전일에도 교육감이 주관하는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피해 학교에 정수기 사용 중단을 지시하고, 피해 발생사항 모니터링과 보고 등을 철저히 하라고 강조했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붉은 수돗물이 나오지 않아도 안심하고 급식을 먹어도 되느냐는 민원이 많은 상황"이라며 "일단 적수 피해 지역에 있는 학교는 급식을 중단했다"고 했다.
지난 5월 30일 시작된 이번 사태가 좀처럼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피해 지역 주민들은 온·오프라인을 통해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한 서구 주민은 청라지역 한 맘카페에 피부 발진이 생긴 갓난아기의 피부를 보여주는 사진을 게시하며 "씻지도 말아야 하느냐, 도대체 보상은 어떻게 받아야 하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날 오전 10시에는 검단·검암 주민을 비롯한 시민단체 관계자 50여명이 인천시청 앞에 모여 인천시의 안이한 대처를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이들은 "서구는 지금 전쟁터다. 서구 주민들은 씻고 마시기 위해 물을 사느라 바쁘고, 가정마다 필터를 사느라 수많은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 아이들 때문에 친지, 친구 집으로 피난을 가고 빨래를 하려고 김포까지 가고 있다"고 피해를 호소했다.
주민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환경 전문가를 투입해 주민들이 믿을 수 있는 방식대로 수질검사를 진행하고, 인천시가 주민 대처 매뉴얼과 적절한 보상책을 제시할 것을 촉구했다.
또 재난에 가까운 상황인 만큼 컨트롤타워나 전담팀을 꾸려 학교·유치원·어린이집·병원 등에 대해 긴급조치를 시행하라고 요구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