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마시라는건지 말라는건지" 비난
市 "불안감 덜게 하려다 오해 소지"


인천시가 서구에서 발생한 붉은색 수돗물(적수·赤水) 사태와 관련 '재난이 아니다'는 입장을 밝혀 원성을 사고 있다.

적수 현상은 지난달 30일 오후부터 발생했다. 서구 지역에 물을 공급했던 풍납 취수장이 정기 검사에 들어가자 팔당에서 물을 끌어왔는데 수압을 높이는 바람에 관로에 묻어 있던 이물질이 떨어져 나가 붉은색 물이 됐다.

적수 공포가 인천 전체로 확산하자 인천시는 3일 오후 8시 20분께 부랴부랴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해 상황을 알렸다. 하지만 메시지 끝에 "긴급재난문자 아님"이라는 문구를 추가해 더 큰 혼란을 일으켰다.

서구 비상대책위원회는 4일 성명을 내고 "불이 나고 홍수가 나야 재난인가"라며 "재난문자 아님이라는 문구는 대체 누구의 아이디어인가. 물을 마시라는 건가 마시지 말라는 건가. 재난이 아니니 그냥 알고만 있으라는 건가"라고 비난했다.

인천시의 긴급재난문자 운용 규정에 따르면 송출기준에는 사회재난에 해당하는 '식용수 수질악화'가 포함돼 있다.

인천시는 "재난이라고 하면 충격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불안감을 적게 하려는 조치였는데 다소 오해가 있었다"고 했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