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당 5만5천원, 값은 두배 뛰어
"수온 하락·무분별 해사채취 탓"
"올해는 꽃게가 평년보다 더 많이 잡힐 거라고 해서 기대했는데 지난해의 절반도 안 돼요."
지난 7일 오후 2시께 찾은 인천 소래포구의 상인들은 꽃게를 팔기 위해 목청을 높이다, "꽃게 가격이 왜 이렇게 비싸냐"는 물음에 하나같이 꽃게를 내려놓으며 한숨부터 내쉬었다.
상인들은 꽃게 어획량이 크게 줄어 가격이 올라 고객들의 지갑마저 닫힌 상황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처럼 꽃게 어획량 감소로 꽃게의 몸값이 연일 상승하면서 상인과 서민 모두 울상을 짓고 있다.
지난해 서해수산연구소가 올해 꽃게 어획량이 10~40%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던 것과 달리 현실은 정반대로, 이로 인해 가격이 천정부지로 솟았기 때문이다.
9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지난 4월 꽃게 생산량은 619t으로 지난해 4월 생산량(1천200t)에 비해 48.5% 감소했다. 최근 5년간 4월 평균 생산량(1천508t)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 그래픽 참조
실제 이날 소래포구에서 꽃게를 구매하는 소비자는 극소수였다. 시장을 찾은 대부분의 손님은 대야에 담긴 꽃게를 구경하다 1㎏ 당 5만5천원이라는 얘기를 듣고는 이내 발길을 돌렸다.
소래포구에서 꽃게를 판매하는 A씨는 "지금 수게 판매가격은 1㎏당 4만원, 암게 판매가격은 1㎏ 당 6만원으로 지난해 대비 두 배가량 올랐다"며 "파는 입장이지만 솔직히 서민들이 꽃게를 사 먹기에는 비싼 가격"이라고 푸념했다.
수산당국은 꽃게 어획량 감소 이유로 평년보다 약 1℃가량 떨어진 연평도와 서해 특정해역의 수온 때문이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어민들은 단순히 수온이 낮아져 꽃게 어획량이 반 토막으로 떨어지지는 않는다고 토로하고 있다.
무분별한 해사 채취로 바다 생태계가 파괴되면서 지속적으로 꽃게 어획량이 줄고 있다는 게 어민들의 주장이다.
조류가 빠른 서해 특성상 해사를 채취하면 다른 쪽 해사가 밀려와 섬이 붕괴돼 어종들이 산란할 수 있는 장소가 사라진다는 것이다.
고철남 소래어촌계장은 "과거 선갑도 동쪽, 이작도 남쪽에서 20년 동안 바닷모래를 채취해 어민들은 꽃게뿐 아니라 놀래미, 우럭 등 활어도 잡지 못했다"며 "만선은 꿈도 꿀 수 없는 상황이다. 앞으로 식탁 위에서 꽃게를 보기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보근기자 muscl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