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수도사업본부 주민설명회 '진땀'
별다른 대책 없이 적합 판정 강조
"문제 없다면 직접 마셔라" 격앙


인천 서구지역의 붉은색 수돗물 사태가 영종국제도시까지 번지면서 주민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10일 오후 인천시 중구 영종종합청사 3층 대회의실. 영종국제도시 주민 70여명은 이날 영종국제도시 적수 사태에 대한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의 설명을 듣기 위해 모였다.

시 상수도사업본부에서 서구와 다르게 영종국제도시에는 이상 없이 물이 공급된 것으로 파악했다고 설명하자 주민들은 "아직도 녹물이 나오고 있고, 그로 인해 아이들의 몸에 이상도 생겼는데 말이 되느냐"며 항의했다.

한 주민이 시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에게 직접 떠 온 수돗물을 건네자 자리에 앉아 있던 주민들은 "문제가 없다면 직접 마셔보시라"며 격한 감정을 표현하기도 했다.

영종국제도시 주민들은 지난달 30일 시작된 적수 사태로 서구와 똑같이 피해를 보고 있는데, 인천시 등에서는 서구만 신경 쓸 뿐 영종지역은 배제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주민들은 교체한 지 10분도 되지 않아 샤워기 필터가 빨갛게 변하고, 흐르는 수돗물에 미세먼지 마스크를 대고 있으면 이물질 등이 묻어나는 데 문제가 없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주민설명회에 참석한 주민 이모(37·여)씨는 "적수 사태가 발생했을 때 16개월 된 막내 아이는 씻은 이후 피부가 심하게 일어났다"며 "이번 설명회에서 상수도사업본부에서 영종지역 적수 문제에 대해 대책을 내놓을 줄 알았는데, 대책은 없고 적합 판정이 났다고만 하니 어떻게 하라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정부합동조사단에 서구지역뿐 아니라 영종국제도시 지역에도 적수 피해 조사를 함께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며 "영종지역 주민들이 더 이상 피해를 보지 않도록 방법을 논의하는 등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김태양기자 ks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