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가치실현위해 끝없이 노력
시작과 끝은 '국민'이라는 점 유념
높은 평가용 서류작업 그쳐선 안돼
많은 이해관계자와 소통 '정책수립'
그들의 생각 모으는 과정 우선돼야


주한돈 LX(한국국토정보공사) 경기지역본부장
주한돈 LX(한국국토정보공사) 경기지역본부장
세계는 기적과도 같았던 가파른 경제성장의 폭주기관차에서 천천히 함께 가는 저속성장과 공유경제로 환승하고 있다. 이제껏 한국 경제의 특징은 국가와 대기업 주도의 목표 지향적 경기부양이었다. 더불어 경제적 성과주의가 만연한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공공기관의 과도한 효율성 추구는 사회 전반에 많은 부작용을 발생시키기도 하였다.

'사회적 가치 실현을 선도하는 공공기관' 문재인 정부가 선정한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이다. 국정자문위원회는 공공기관의 운영을 인권, 안전, 환경 및 양질의 일자리 창출 등 사회적 가치의 적극적 실현으로 표방하였으며, 이것은 향후 다양한 관련 입법의 진행과 공공을 넘어 민간과 사회적 경제조직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내다보았다.

국제사회의 '사회적 가치'에 대한 논의는 이미 제도화되어 정착단계이다. 유럽연합(EU)은 '사회 책임조달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시행 중이고, 독일의 '경쟁제한법', 영국의 '공공서비스(사회적 가치)법' 등은 조달 부문의 법률적 합의를 통해 사회적 가치를 구현하고 있다. 실제로 영국의 이러한 공공서비스법은 공공성 확대, 사회적 가치 확산뿐 아니라 공공서비스 전달체계의 효율화에도 기여한 것으로 밝혀졌다. 영국 사회적기업협회(SEUK) 조사에 따르면 공공기관의 71%가 사회적 가치법 시행을 통해 공공서비스 추진단계가 더욱 효율적으로 개선되었다고 응답하였고, 비용 절감의 효과에도 52%가 긍정적인 응답을 하였다. 이렇게 공공기관이 '사회적 가치'에 기반한 경영을 하게 되면, 경제 생태계에 상생과 동반성장 등 선순환을 유도하는 큰 힘이 되어 사회 전반의 경제활동에 도움이 된다.

이번 정부의 제도적 방침에 의해 공공부문은 공공성과 사회적 가치실현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한국국토정보공사 또한 사회적 가치실현을 주요경영 목표로 하여 창업지원센터 및 공간정보 아카데미 운영, 상생펀드 조성, 기업 해외진출사업 지원, 민관공동투자 기술개발사업 등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과 일자리 창출 등을 통한 사회적 기여를 도모하고 있다. 또한 축적된 기술의 공간정보의 데이터를 개방·공유함으로써 자율주행, 스마트시티 등 다가올 미래에 국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방안을 끊임없이 모색하고 있다.

이처럼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노력 가운데 반드시 유념해야 할 부분은 사회적 가치 실현의 출발과 귀결이 바로 '국민'이라는 점을 잊지 않는 것이다. 경영평가 담당자들의 높은 평가지표를 위한 서류작업이 사회적 가치 경영의 근간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며, 정책수립과 실행단계에서 끊임없이 다수의 이해관계자와 소통하고 그들의 생각을 모아내는 프로세스를 정립하는 것이 우선 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생각의 변화들을 지속적으로 반영하고 참여와 합의를 통해 도출된 결정의 실행은 사회적 신뢰를 바탕으로 공공기관의 '사회 책임경영'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된다.

이제 이 시대의 국가는 사람의 가치, 공동체의 지속적 성장을 지향하도록 시스템을 바꾸어야 할 때이며, 공공기관은 '더불어 살아가야 할 공동체의 회복'을 위해 '공공성'의 가치를 복원해야 한다.

공공기관의 '사회적 가치'는 각 분야의 사회적 책임으로 실현될 것이며, 이는 국가의 지속가능한 발전으로 가는 첩경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주한돈 LX(한국국토정보공사) 경기지역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