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면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송도 11공구 내 조류 대체서식지로 계획 중인 인공습지의 추가 부지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실효성 논란이 현실화 될 전망이다. 사진은 송도 11공구 모습으로 파란선으로 표시된 곳이 현재 인공습지 예정구역이다.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버드 아일랜드 대체용 '인공습지'
11공구 개발 계획 대부분 마무리
경제청 추가 부지 확보에 어려움
"현재 평균폭 100m 타원형 불과"
전문가 "휴식처 무용지물" 경고


송도국제도시 조류 대체서식지가 좁다는 주장(2018년 11월 23일자 6면 보도)이 제기된 이후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인공 습지 면적을 늘리는 방안을 찾고 있으나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인천경제청이 처음 확보했던 인공 습지 면적이 좁아 제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현실화할 것으로 보인다.

인공 습지는 인천경제청이 기존에 송도 매립에 따른 조류 대체 서식지로 계획했던 '버드아일랜드'의 대체 방안이다.

지난해 송도 해안가를 찾은 철새는 모두 59종, 9천100여 마리로, 5천900여 마리가 찾았던 2017년보다 3천마리 가량 많은 철새가 송도를 찾았다. 저어새, 검은머리갈매기 등 멸종위기종도 6종이나 된다.

인천경제청은 철새 대체 서식지 조성을 조건으로 환경부로부터 송도 11공구 매립을 허가받았다.

인공섬 방식에 실효성 의문이 제기되자 인천경제청은 지난해 7월부터 인공 습지 방식을 추진하고 있다.

인천경제청은 지난해부터 송도 11공구 내 조성 계획인 인공 습지의 추가 부지를 찾고 있는데, 현재까지 마땅한 땅을 찾지 못했다. 습지 예정지 인근으로 주거, 연구시설 등의 개발 계획이 정해져 있어 습지로 활용할 땅을 찾기 어려운 탓이다.

현재 인천경제청이 구상 중인 습지는 길이 약 1.4㎞에 평균 폭 100m 정도의 긴 타원형이다. 활용 가능한 길이 4.5㎞의 녹지 중 폭이 100m 이상인 땅을 습지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나머지 구간은 생태 공원으로 조성할 예정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폭이 최대 100m 정도에 불과한 습지는 새들이 사람의 접근을 의식해 휴식처로 사용하기 어렵다고 사업 초기부터 지적해 왔다.

인천경제청이 습지 면적을 늘리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새들이 사람으로부터 안정감을 느끼는 거리가 최소 200m인 점을 감안할 때, 현 방식대로라면 실효성 우려는 현실이 될 전망이다. 인공 습지, 방문자 센터 등 대체 조류 서식지 조성에 관련된 예산은 모두 약 500억원에 달한다.

한국물새네트워크 이기섭 박사는 "폭이 좁은 습지 옆으로 사람 다니는 길이 생긴다면 새들이 편하게 쉴 수 있는 휴식처는 불가능하다"며 "지금대로라면 별 의미가 없어져 버리게 된다. 면적 확보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천경제청은 오는 9월 습지 조성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을 발주할 계획이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용역 초기인 올해 말까지 습지 면적 변경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때까지 추가 부지를 확보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노력하겠다"고 했다.

/공승배기자 ksb@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