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곳 취업담당 '양질 인력 vs 양질 일자리' 간극해소 머리 맞대
"기업, 산업현장 부정적 편견 우려… 청년·학부모 인식개선 필요"
"학생들 고민 파악 우선"… 우수업체 사례·구직활동 지원 요구도

'왜 특성화고 학생들이 지역의 일자리를 가기 싫어할까' '기업들은 왜 90년대 이후 청년에 대한 불만이 있을까'.
경기도내 특성화고 75개교. 특정분야의 인재와 전문 직업인 양성을 위해 세워졌지만, 최근에는 취지와 달리 열악한 근무환경으로 인해 각종 사고가 이어지며 개선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
13일, 경기도교육청이 경기도청과 경기도일자리재단, 시·군일자리센터, 고용지원센터 등 29개 기관 취업 담당자들이 직업계고 학생들의 취업지원 협력체계 구축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도내 특성화고의 취업 현실과 문제점, 대안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쏟아진 이 날 회의에서 특히 지역기업과 학생 및 학부모 사이의 괴리를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평택고용센터 박언신 팀장은 "최근 관내 특성화고 교사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대두된 문제는 학생과 지역 기업 간 눈높이의 차이가 크다는 점이다. 서로 눈높이가 맞지 않다보니 학생들은 지역기업을 기피하고 기업들은 눈높이가 높은 학생을 기피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이 부분을 해소하기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성남고용센터 강동현 팀장도 "지역기업들이 90년대생 이후 청년들에 대한 불만이 크다"고 토로했다.
또 수원일자리센터 전용기팀장은 "기업에서 학부모 인식 개선과 관련된 요구가 많다. 이를 테면 취업을 해도 학부모들이 산업현장에 대한 부정적 인식 때문에 동의를 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학생들에게 '취업마인드교육'이나 '직장생활 교육'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반면 학생의 입장에서 양질의 일자리 제공을 고민해야 한다는 의견도 팽팽히 맞섰다.
연천군청 최미용 직업상담사는 "고교 취업을 다룬 회의에서 주로 취업률 상승을 위한 결과중심의 회의가 진행되는데, 사실 우리가 고민해야 할 문제는 '왜 학생들이 지역의 일자리에 가기 싫어하는가' '왜 취업 후 퇴사를 빨리 하는지' 등이다. 또 취업을 하지 않는 학생들의 고민이 무엇인지 파악해야 한다"며 "양질의 일자리를 먼저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부천일자리센터 정리나 팀장도 "학생들의 인식개선도 필요하지만 기업의 인식개선이 절실하다. 우수기업들이 지역에 많다면 취업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기업과 학생 간의 간극을 좁히기 위해 지역의 일자리 수요에 맞는 학과 개편 및 교육과정이 시급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남양주일자리센터 고영선 주무관은 "최근 남양주 관내 특성화고 2곳과 상공회의소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취업교육과 업체 연계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것이 활성화되기 위해선 관내 기업 수요에 맞는 학과 신설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지역 내 좋은 일자리를 공유하고 청년이 즐겁게 일할 수 있는 기업 발굴과 환경 구축에 힘써야 한다는 데도 의견을 모았다.
시흥고용센터 송영숙팀장은 "선도기업 등에서 실제로 어떤 방식으로 현장실습이 이뤄지는지, 기업 운영은 어떻게 되는지 등 우수사례와 관련된 지역 간 교류가 활성화돼야 한다"며 "특히 현장실습업체 섭외 요청이 많은데, 학생들이 어떤 기업을 희망하는지에 대한 자료가제공되면 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용인고용센터 관계자도 "특성화고 졸업 후 비진학 청년들이 구직활동을 할 때 DB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어려움이 크다.
도교육청이나 특성화고에서 워크넷과 같은 구직을 위한 사회지원제도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별도의 교육과 홍보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들 관계자들은 권역별 유관기관들이 네트워크를 형성해 정보 및 일자리 공유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청년일자리 사업 및 특성화고 지원사업이 여러 기관에 분산된 점을 지적하며 경기도교육청과 교육청의 취업지원센터를 중심으로 지원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