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청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화재 발생 건수는 감소하는 추세지만 인명피해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가연성 건축자재 사용의 증가로 화재 발생 속도가 빨라지고 유독성 가스 발생으로 인해 대피할 수 있는 시간이 그만큼 짧아졌다. 과연 화재 초기 소화기를 이용한 화재진압이 무조건 옳은 교육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필자는 간략하게 화재 발생 시 우선으로 해야 하는 몇 가지 행동요령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첫째, 화재를 인식한 경우 하던 일을 멈추고 즉시 대피해야 한다. "불이야"라고 큰소리로 외치며 다른 사람에게 화재 사실을 알리고 비상벨을 눌러 경보를 작동시킨다. 그리고 피난층 또는 안전한 지상으로 대피 후 화재 발생 사실을 119에 신고한다. 둘째, 대피할 때는 젖은 수건이나 옷가지 등으로 코와 입을 막아 연기흡입을 최소화한다. 또한 승강기는 열과 연기의 수직통로로 피난자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으므로 절대 사용해선 안된다. 문을 열 때에는 손등을 손잡이에 살짝 대어 열기가 있는지 확인하고 열기가 느껴지면 다른 통로로 대피해야 한다. 셋째, 아래층으로 피난이 어려울 경우 옥상으로 대피해야 한다. 화염과 농연을 무시하고 무리하게 탈출을 시도하다 중간에 고립되어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공동주택의 경우엔 전용 대피공간 또는 하향식 피난시설, 경량칸막이 등 피난시설을 이용해 탈출할 수 있다.
날이 더워지면서 에어컨 실외기 화재와 선풍기 과열 등 전기화재가 발생한다. 화재 발생 시 귀중한 재산들이 잿더미가 될 수 있기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무리하게 불을 끄다가 화상을 입거나 생명을 잃는다. 내 생명보다 소중한 것은 없다. 화재 시 대피를 최우선으로 해 나와 내 가족, 국민 모두가 안전할 수 있길 바란다.
/간종순 양평소방서 대응전략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