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부터 본격 시행되는 주 52시간 근무제에 발맞춰 경기도를 비롯해 전국의 은행들이 불필요한 업무시간 줄이기에 나섰다.

너무 잦았거나 긴 시간을 들였던 회의를 간소화하고 일과 시간 외에 진행됐던 조회나 회식 등도 대폭 축소하는 등 '각양각색'이다.

신한은행은 본사와 각 지역본부 회의실에 5·15·30분 등 선택한 시간에 맞춰 알람이 울리는 시계를 뒀다. 막연하게 긴 시간 동안 진행됐던 회의를 30분 내 정해진 시간만큼만 진행해 효율성을 높이자는 골자다.

직급에 따라 의무적으로 이수해야 했던 교육도 없애고 희망자에 한해 모바일로 들을 수 있도록 했다.

KB국민은행은 이미 지난해부터 본사와 지역본부를 비롯한 모든 영업점의 근무용 컴퓨터가 오후 6시 정각이 되면 꺼지도록 해 '칼퇴근'을 유도하고 있다.

보고서 작성도 그동안 많은 시간이 들어갔던 파워포인트 형식 대신 키워드를 중심으로 간략하게 정리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NH농협은 정해진 일과 시간 내 근무를 준수하기 위해 이달부터 구내식당의 저녁식사 운영을 중단했고 매일 오전 8시30분에 진행했던 정례조회 시간도 오전 9시로 늦췄다.

특히 경기농협은 매주 수요일 마다 야간근무나 회식을 금지하는 '가정의 날'을 금요일까지 확대했다. 전국의 농협들도 이를 반영할 계획이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주52시간제에 대비해 여러 근무제도가 변하고 있어 불필요했던 업무시간이 줄고 일과 외 시간도 보장되도록 하고 있다"며 "잠깐에 그치는 게 아니라 장기적으로 유지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석기자 joons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