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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철현 인천서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과 경위
'치안(治安)'이라는 말은 '나라를 편안하게 다스린다'는 뜻을 담고 있다. 유가에서 이상으로 삼는 덕치주의(德治主義)에서 '치(治)'의 다스림이란 백성들 개개인의 소망이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도록 통로를 열어 주는 것이다.

현대사회에서 인간은 예전에 이뤘던 혈연중심의 공동체 사회에서 분리됐다. 이후 점점 개별적으로 고립돼가고 있다. 사회 시스템은 승자독식과 패자부활이 없는 성과 중심사회로 변했다. 그 결과, 성과에 지친 많은 사람이 정신질환을 겪고 있다. 국민건강보험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조현병 진료 환자 수는 10만7천여 명이다. 하지만 사회 통념상 정신과 진료를 꺼리는 사람들까지 집계하면 50만명에 육박한다고 한다.

지난 4월 진주 방화·살인사건부터 6월중 발생한 화물차 역주행 사건은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줬다. 치료 중단 정신질환자에 대한 의료기관 간 정보공유 체계가 미비해 발생한 대표적인 사건이었다. 물론 모든 조현병 환자들이 범죄를 저지르는 건 아니다. 하지만 세상에 대한 불만과 인간에 대한 실망이 만연해질수록 범법행위가 발생할 가능성은 높아진다.

우리는 범죄가 일어날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회적 네트워크 강화해 치안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범죄 예방은 경찰 활동을 통해서만 이뤄지지 않는다. 정부와 지자체, 보건당국, 비정부기구(NGO), 시민이 모여 유기적인 네트워크를 만들어야 한다. 이렇게 형성된 네트워크 속에서 범죄 요인을 가진 사람들을 보호하고, 치료해 더 이상 비슷한 범죄가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누구나 범죄 피해자가 될 수 있다. 국민들이 안전하게 자신들의 꿈을 실현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게 절실한 과제인 까닭이다. 법과 제도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이제 우리 모두가 치안 인프라 구축에 힘을 모아야 할 때다.

/조철현 인천서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과 경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