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과 우크라이나의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결승전 경기가 열린 지난 16일 경기도내 곳곳에서 2002년 한일월드컵을 연상케 하는 거리응원이 이어졌고 대표팀의 축구 실력과 응원전은 세계수준에 이르렀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시민들의 생활습관(버릇)은 여전했다.
쓰레기통이 부족했다는 반문도 나올 수 있겠으나, 곳곳에서 버려진 쓰레기는 비난받아 마땅했다. 누군가 버리면 그곳이 쓰레기통이 됐고, 누군가 흡연을 하면 그 자리가 흡연장소가 됐다. 준우승의 아쉬움에 마신 술병은 도로에 깨진 채 나뒹굴고 담배꽁초 또한 곳곳에 흩뿌려졌다. 대한민국의 기초질서의 수준을 그대로 보여주는 풍경이다. 문제는 이런 생활습관도 문제지만, 아무런 죄책감 없이 반복적으로 저지른다는데 있다. 또 "나만 괜찮으면 돼"라는 무서운 의식이 자리를 잡은 지 오래다.
그렇다고 그런 행위를 하는 사람들에게 대놓고 '훈계'하기도 쉽지 않은 세상이 됐다. 훈계하는 어른에게 "왜 남의 일에 참견이냐"는 식의 사고로 훈계를 폭행으로 되받아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이처럼 기초생활질서는 스스로 지키지 않으면 안되는 세상이 됐다.
더욱이 이러한 기초질서가 무너지고 있음에도 딱히 대안이 없다. 단속도 시들하다. 이에 "강력한 단속을 통해서라도 기초질서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또 "담배꽁초와 쓰레기가 거리에 넘쳐난다는 것은 그 나라의 국민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아닌가"라는 지적도 있다.
U-20 월드컵을 통해 세계가 대한민국을 주목하고 있다. 그들의 눈에 '밑바닥' 국민성은 보여주지 말아야 하는 것 아닌가. 강력한 단속이 필요하다. 이를 '과잉단속'이라 욕하지 말고 나부터 반성하자.
/김영래 사회부 차장 yr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