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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문화예술회관 건립 시공사인 한진중공업이 공사구역 펜스를 설치한다며 수령 140년 된 부천시의 새천년기념헌수 향나무 등 고목의 가지를 마구잡이로 훼손해 물의를 빚고 있다. 사진은 공사현장과 가지가 잘려나간 향나무(오른쪽). /부천시의회 남미경 의원 제공

市문예회관 건립 과정 가지 잘려
'새천년기념헌수' 등 10여주 피해
市, 시의원 항의후 뒤늦게 '대책'


부천문화예술회관 건립 시공사인 한진중공업이 공사구역 펜스를 설치한다며 부천시 기념식수로 수령이 100여년이 넘는 고가의 고목을 잘라내 물의를 빚고 있다.

더욱이 발주처인 부천시마저 이 같은 사항을 모르고 있다가 시의원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부천시의회 남미경 의원은 20일 "문예회관 펜스 설치 구간에 식재되어 있던 수령 140여년 된 향나무 가지가 반 토막 난 채 나 뒹굴고, 주변 나무들마저 마구 잘린 상태로 공사가 이어져 시에 문제를 제기했다"고 말했다.

시공사의 펜스 공사로 가지 등이 잘려나간 나무는 10여 그루에 이르고 이 중 향나무와 소나무 등은 지난 2000년 밀레니엄을 맞아 식수한 '새천년기념헌수'다.

특히 향나무는 기념 식수 당시 수령이 약 120년으로 시가 1천만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공업체는 공사 공간 확보에만 열을 올리고 나뭇가지들을 마구 잘라냈다. 또 바닥 철거작업에 살수 차량도 없이 마구잡이 공사를 해 시민들이 소음, 미세먼지 피해를 봤다.

시민 A씨는 "관공서에서 시공하는 업체가 주변 나무들을 마구 자르고 반 토막 내버린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하루 종일 소음과 미세먼지를 발생시키는데도 시는 관공서 일이라고 모르쇠로 일관해 시민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고 불평을 털어놨다.

시 관계자는 "시도 모르는 상태에서 가설 펜스 구간의 나무가 잘려나갔다"면서 "녹지부서와 협의해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부천문화예술회관은 오는 26일 착공식을 갖고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시청 민원실 앞 부지 5만580㎡에 지하 2층, 지상 5층 연면적 2만565㎡ 규모로, 1천444석의 콘서트홀과 304석의 소공연장, 음악교실과 각종 편의시설 등이 들어서게 된다.

총 사업비 1천33억원으로 오는 2022년 5월 완공, 2023년 1월 개관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경인일보는 시공사인 한진중공업 관계자의 입장을 듣기 위해 전화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부천/장철순기자 so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