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품대기 화물차·폐기물 산더미
"지자체 관리 소홀 악순환" 비판
서구 "민간업체 인력 부족" 해명
인천 북항 일대가 화물차 불법 주·정차와 쓰레기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관할 자치단체인 서구의 관리가 소홀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20일 오후 1시께 찾은 북항 인근 서구 원석로. 도로에는 약 1㎞에 걸쳐 고철을 가득 실은 25t 화물차 50여대가 줄지어 있었다. 현대제철로 물건을 납품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차량들이다.
편도 3차로 중 한 차로를 화물차들이 차지했고, 나머지 한 차로는 불법 주차 차량이 차지하고 있었다. 통행이 가능한 차로는 하나에 불과했다.
더 큰 문제는 쓰레기였다. 화물차 옆 약 1㎞ 구간의 인도에는 각종 쓰레기가 널브러져 있었다.
다 먹은 도시락 용기와 짜장면 그릇, 음료수병 등 누군가 먹고 버린 것으로 보이는 쓰레기 봉지들이 눈에 띄었다.
심지어 변기, 자동차 먼지떨이, 대야 등 가정에서나 볼 법한 일반 쓰레기와 폐고무, 자동차부품, 작업화 등의 폐기물까지 더미를 이루고 있었다. 각종 쓰레기에서는 악취까지 풍겼다. 도로 전체가 쓰레기장을 방불케 했다.
이 일대는 상습 화물차 불법 주·정차 지역이다. 불법 밤샘주차를 집중 단속하겠다는 내용의 자치단체 현수막까지 걸려 있지만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인천지역 환경단체는 불법 주차 문제가 쓰레기 문제로까지 이어지는 악순환에도 서구가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인천녹색연합 관계자는 "도로가 쓰레기장으로 변한 데에는 부두 운영사와 서구 모두 책임이 있지만, 가장 큰 잘못은 서구"라며 "불법 주·정차 문제가 하루아침에 해결되지 않는다면 쓰레기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구는 북항 일대 도로 미화 업무를 민간 업체에 위탁하고 있는데, 인력 부족 등의 문제로 관리가 미흡했다고 해명했다.
서구 관계자는 "북항 일대는 민간 업체에서 쓰레기를 모아 놓으면 구에서 수거하는 방식으로 쓰레기를 처리하는데, 업체 인력이 부족하고 불법 주차된 차량 때문에 쓰레기 수거 차량이 접근하기 힘든 한계가 있었다"며 "오늘 인력을 투입해 이른 시일 내에 정비하겠다"고 말했다.
/공승배기자 ksb@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