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자원 네트워크·빅데이터 구축
지역 인재·전문기업 육성 등 시급
'수요자 관점' 정책 수립 추진 중요
거버넌스체계 주체선정도 고민해야
그런데 미·중 무역분쟁, 세계경제의 성장세 둔화 등 일련의 여건 변화는 앞으로도 우리 경제나 인천지역에 지속적으로 불확실성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대외의존도가 높은 인천은 그 어느 지역보다도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에 박차를 가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 제조업의 구조 고도화와 바이오, 비메모리 반도체, 항공부품 제조 등 신성장 제조업의 발전에 힘쓰는 한편, 여타 광역시에 비해 낙후되어 있는 서비스업의 발전과 고도화를 본격적으로 도모해야 한다.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민계정 통계에 따르면 우리 경제는 2017년에 이미 1인당 국민소득이 3만달러를 넘어 인구 5천만명 이상이면서 고소득국가인 소위 3050클럽에 들어가는 7번째 나라가 되었다. 이는 우리 경제가 그만큼 성숙되었고 이와 함께 국민 개개인이 삶의 질과 여가시간에 부여하는 가치도 덩달아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최근 들어 여가생활과 관련이 깊은 관광산업의 성장잠재력이 주목받고 있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하겠다. 또한 일자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지금, 관광산업은 취업유발계수가 제조업의 2배 이상에 달해 고용창출 면에서도 그 역할이 커질 전망이다.
세계여행관광협회(World Travel & Tourism Council)에 따르면 관광산업은 2018년 기준 전세계 GDP의 약 10%, 서비스 수출의 약 30%, 전세계 일자리의 10%를 차지할 정도로 경제내 비중이 크고 서비스 수출 및 일자리 창출을 선도하고 있다. 더욱이 지금 산업 전반의 지평을 바꾸고 있는 빅데이터,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은 어찌 보면 서비스업에서 활용도가 더 클 뿐만 아니라 산업 간 융·복합을 가속화하고 있어 관광산업과 같이 종래 노동집약도가 높았던 서비스 업종들도 얼마든지 생산성 제고가 가능한 시대가 열리고 있다.
이러한 여건 변화를 배경으로 지난 6월 19일 한국은행 인천본부는 "인천지역 관광산업의 도약과 국제화를 위한 정책과제"라는 제목으로 지역경제세미나를 개최하였다. 관련 연구소, 학계, 산업계, 지자체를 대표한 전문가들이 참석하여 인천 관광산업의 현실과 이를 타개하기 위한 과제들에 대해 실로 허심탄회하고도 열띤 토론을 벌였다. 참석자들이 공감하는 바대로 인천은 국제공항, 크루즈 터미널, 역사·문화적 관광자원, 마이스(MICE) 인프라 등 많은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전세계적으로 통용될 만한 특색있는 관광상품이 없어 방한 외래관광객의 약 8%만이 인천을 방문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바꾸기 위해 참석자들은 산업간 융복합을 통한 핵심 콘텐츠 마련, 관광자원의 네트워크화, 빅데이터 구축, 지역 인재 및 전문기업 육성, 관광혁신 클러스터 조성, 정책조직 강화 등을 과제로서 제기하였다. 모두 핵심 콘텐츠와 유능한 지역 공급자를 육성하는 데 있어 시급한 과제들임에 틀림없다. 이와 함께 다면성을 가지는 관광산업의 특성상 두 가지가 추가로 고려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우선 정책 수립과 추진에 있어 수요자 관점을 어떻게 체계적으로 고려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이는 관광콘텐츠에 대한 만족도는 물론, 관광여건의 쾌적성도 지역 관광경쟁력을 이루는 핵심 요소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또한 정책 거버넌스 체계 구축 시 핵심 추진 주체가 누가 되어야 하는가도 정책의 효과성과 효율성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문제이므로 추가적인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김현정 한국은행 인천본부 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