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 제공한 市, 신뢰문제로 부담
환경부는 지자체 사무로 '선긋기'
민관합동위도 주민갈등 탓 부적합
수질·탁도 개선불구 답답한 상황
정부와 인천시가 서구 붉은 수돗물(赤水·적수) 사태를 수습하겠다며 임시 대책 기구를 줄줄이 만들었지만, 정작 컨트롤타워가 없어 수돗물 정상화 판단 주체를 놓고 '핑퐁게임'만 벌어지고 있다.
인천시는 적수 사태 수습을 상수도사업본부에만 맡겨놨다가 초기 대응에 실패하자 발생 엿새째인 지난 4일 행정부시장을 단장으로 하는 '비상대책 지원단'을 꾸렸다.
또 대학교수 등 민간 전문가와 한국수자원공사 등 외부 기관의 도움을 받아 '민관합동조사단'을 구성했다.
민관합동조사단은 원수부터 수도꼭지까지 점검해 적수 원인을 밝히겠다며 출범했지만 조사 도중에 환경부가 중심이 된 '정부원인조사단'이 투입됐다.
정부원인조사단의 구성원과 민관합동조사단의 구성원이 일부 겹치면서 민관합동조사단은 활동이 잠정 중단됐다.
정부원인조사단은 지난 18일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적수 사태를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의 안일한 대처에 따른 인재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3단계 조치를 통해 6월 말까지 수돗물을 정상화하겠다며 환경부, 한국수자원공사, 인천시 등으로 구성된 '정상화지원반'을 만들어 급수 단계별 청소와 수질 개선 업무를 맡겼다.
환경부는 또 국립환경과학원과 한국환경공단 등을 주축으로 한 '수돗물안심지원단'을 구성했다. 이 기구는 지난 22일부터 수질 모니터링 결과와 정상화 진행사항을 주민과 언론에 매일 브리핑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인천시는 사태 수습과 관련해 보상과 피해지원 등을 주민과 논의하기 위해 '정상화추진민관합동위원회'를 만들었고, 박남춘 인천시장은 기획조정실장에게 전권을 위임했다.
이처럼 적수 사태가 발생한 지난달 30일 이후 인천시와 환경부 등이 꾸린 공식 기구는 총 6개. 인천시가 현장 대응을 위해 직원들을 동원해 만든 현장전담반 등 내부 조직까지 합치면 숫자는 더 늘어난다.
사태 해결을 위한 기구는 많이 만들어 놓았지만, 정작 주민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정상화' 선언을 누가, 언제,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는 서로 눈치만 보고 있다.
사태 원인을 제공한 인천시는 신뢰성 문제 때문에 정상화 선언을 하기 부담스러운 입장이고, 환경부도 상수도는 어디까지나 지자체 사무이기 때문에 '지원'을 하는 입장이지 책임을 지는 입장이 아니라며 서로 미루는 분위기다.
주민들과 꾸린 민관합동위원회 내부에서는 주민 단체들 사이에 대표성을 두고 이견이 있어 민관합동위원회가 정상화를 선언해도 논란은 이어질 전망이다.
한편 수돗물안심지원단은 26일 인천시청에서 3차 브리핑을 열어 전날 채취한 37개 지점의 물의 수질을 공개했다.
조사지점 중 저수조를 운영하고 있는 도서관과 복지센터, 마트 등 3곳의 잔류 염소 농도가 기준치(0.1~4.0 ㎎/ℓ)에 미달했는데 저수조의 잔류염소 유지 의무는 공급자가 아닌 건축물 관리자에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수질 기준은 모두 만족했고, 평균 탁도는 모두 개선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
수돗물 대책기구만 6개 '총대' 멜 곳은 없다
서로 눈치만 보는 정상화 선언
입력 2019-06-26 22:38
수정 2019-06-26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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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27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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