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신용카드가 다시 1억장을 넘어섰다.

휴면카드 자동해지 규제의 도입으로 급감했던 신용카드 수가 회복한 셈이다.

28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신용카드 수는 지난해 1억506만장으로 전년 대비로 5.6% 증가해 2013년 1억202만장 이후 5년 만에 1억장을 넘어섰다.

신용카드 수는 '묻지마 발급' 시절인 2002년에 1억장을 돌파하고서 이듬해인 2003년 이른바 '카드 대란'을 거치면서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후 차츰 증가세를 보이면서 2009년에 다시 1억장을 넘어섰고, 2011년엔 1억2천214만장으로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2012년에 전년 대비로 4.8% 감소한 데 이어 2013년에는 -12.2%, 2014년 -9.5%로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는 금융당국이 카드사간 외형 경쟁을 억제하기 위해 2011년 말 휴면카드 정리 방침을 밝힌 데 따른 영향 때문이었다.

금융당국은 이듬해인 2012년 3월까지 휴면카드를 일제히 정리하도록 각 카드사에 지침을 내렸다.

이어 2012년 10월에는 감독규정을 개정해 해당 내용을 반영했고 2013년 4월에는 업계 표준약관에 휴면카드 자동해지 규정을 넣게 했다.

이 여파로 전체 신용카드 수는 2014년 9천232만장으로 2011년 대비로 2천982만장(24.4%) 감소했다.

최근에는 상황이 바뀌었다.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카드사들이 경영이 어렵다고 호소하자 금융당국이 올 4월 '카드사 경쟁력 강화 및 고비용 마케팅 개선 방안'의 하나로 휴면카드 자동해지 규제를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카드를 1년 이상 사용하지 않으면 카드 이용이 자동으로 정지되고, 이후 9개월이 지나도록 고객이 계약을 유지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해당 카드는 자동 해지된다.

앞으로는 1년 이상 카드를 사용하지 않으면 카드 이용은 정지되되 이후 카드가 자동 해지되지 않는다.

고객이 휴면카드를 살리고 싶을 때 언제든지 전화나 모바일, 홈페이지 등에서 쉽게 처리 할 수 있게 된다.

이런 금융당국의 입장 변화에는 휴면카드 자동해지로 소비자들이 불편함을 느낄 뿐 아니라 자동해지를 벌충하기 위해 카드사가 신규 회원을 모집하려고 과도한 비용을 쏟는 현실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2017년 해지 회원 수 834만명 중 5분의 1가량인 172만명이 휴면카드 자동해지로 해지된 사례였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신규 회원 유치를 위한 모집비용이 상당히 부담되는데, 이번 자동해지 규제 폐지로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