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로부터 71년이 지났다. 속담대로면, 강산이 일곱 번은 더 변했다. 그래서일까? 국회의 모습 역시 변해도 너무 변한 듯하다. 국가의 중대사를 위해 머리를 맞대던 자리에는 당리당략과 갈등, 대립 등이 넘쳐흐른다. 이를 본 국민들은 민생을 위한 법안 하나 통과시키지 못하는 '식물국회'라고 비웃는 지경이다.
헌법 정신은 온데간데없고, 국민의 존엄은 짓밟히고 있으며, 자유와 평등의 가치는 나락으로 떨어졌다고 국민은 혹평하고 있다. 최근 일련의 사태만 봐도 그렇다. 막장드라마가 따로 없다. 선거제·개혁법안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이후 '파행→협상→합의→번복→원포인트 합의'에 이르는 동안 국회가 안방 스크린에 쏟아낸 모습은 그야말로 망신스러웠다. 이러고도 아직 '완전한 정상화'조차 이루지 못했다.
지금은 자리싸움이 한창이다.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여야 4당은 정치개혁특별위원회·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직을 놓고 날카로운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자당 몫인 국토교통위원회·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을 서로 차지하려고 집안싸움을 벌이고 있다.
역사는 훗날 이 모습을 어떻게 기록할까? 아니, 그들에게 묻고 싶다. 후대가 2019년 7월 국회의 모습을 어떻게 기억하길 바라는 것인가.
/김연태 정치2부(서울) 차장 kyt@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