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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서울 강남구 CGV압구정점에서 열린 영화'봉오동 전투'제작보고회에서 배우 유해진(왼쪽부터), 류준열, 조우진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제강점기였던 1920년, 독립군이 일본군을 상대로 처음 승리한 영화 '봉오동전투'가 내달 스크린에서 재현된다. 

3일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배우 유해진은 '봉오동 전투'에 대해 "기교보다는 진정성이 있는 바위 같은 영화다"며 "통쾌함도 묻어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영화가 "한 영웅을 그린 것이 아니라, 지금은 이름이 잊힌, 조국을 위해 희생한 독립군의 이야기를 그린다"고 덧붙였다.

유해진은 '항일대도'를 가지고 다니며 민첩한 몸놀림과 대범함으로 일본군의 목을 거침없이 베는 독립군 황해철, 배우 류준열은 황해철이 친동생처럼 아끼는 독립군 분대장 이장하를 각각 연기했다. 조우진은 황해철의 오른팔인 마적 출신의 저격수 마병구를 맡았다.

류준열은 "가볍지 않은 마음으로 임했다"며 "실존 인물들을 캐릭터로 만들었고, 또 중국에서 조국의 독립을 위해 싸운다는 것도 의미가 컸을 것 같다"고 말했다.

조우진은 자신이 맡은 역할에 "냉정(황해철)과 열정(이장하) 사이의 인물이다"며 "작품에서 중심을 잡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봉오동 전투에서 독립군이 일본군을 죽음의 골짜기까지 유인해 승리를 쟁취했던 까닭에, 영화 촬영 대부분은 산에서 진행됐다. 배우들은 끊임없이 뛰고 여러 액션 장면도 소화했다. 유해진은 몸에 부착하는 보디캠을 사용해 액션 장면을 찍고, 류준열은 와이어 액션 연기에 도전했다.

유해진은 "정말 원 없이 뛰었다. 전력 질주했다."며 "산이라서 바닥을 보고 뛰어야 하는데, 또 카메라를 봐야 해서 조심스럽긴 했다"고 돌아봤다.

조우진도 "이 영화를 찍으면서 등산화를 처음 샀다. 산을 이렇게나 많이 오른 작품은 처음이었다"며 "유해진 형님의 운동량이 엄청나고 달리기도 빨랐다"고 말했다.

류준열은 "유해진 선배는 전력 질주하지 않았다. 전력으로 질주하면 카메라와 동료 배우들이 따라가질 못했다"며 "다들 이를 악물고 뛰는데, (유해진은) 뒷짐 지고 먼 산 보면서 온다"고 웃었다.

봉오동과 유사한 곳을 찾기 위해 로케이션에만 15개월 넘는 시간을 투자했고, 촌민들의 생활을 재현하기 위해 실제 3만3천57㎡(1만평)의 땅에 미술팀이 4개월 동안 옥수수 농사를 지었다.

'세븐 데이즈'(2007), '용의자'(2013), '살인자의 기억법'(2017) 등을 연출한 원신연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원 감독의 첫 사극 도전이다.

원신연 감독은 "지금까지 일제강점기에 관한 영화들이 아픔의 역사에 관해 이야기했다면 '봉오동 전투'는 승리의 역사에 관해 이야기한다. 이렇게 패러다임이 바뀌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독립신문 등 사료와 자료 등을 통해 집요하게 고증했다"며 "당시 일본군을 유인해서 승리를 일궜던 사람들이 일반 평민·촌민이었다. 모두가 모인 모두의 전투였고, 그 최초의 승리가 기록으로 남았기 때문에 의미가 남다르다"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