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생각 하지 않고, 오롯이 SK에서 뛰겠다는 생각으로 3년간 야구만에 전념했습니다!"
프로야구 SK 와이번스가 최근 1차 지명으로 성남 야탑고의 좌완투수 오원석을 선택한 것에 대해 당사자 오원석은 이 같이 말한 뒤 "어렸을 때부터 팬이었던 구단이다. 아직 많이 부족한데 저를 뽑아주셔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신장 183㎝에 몸무게 83㎏ 상당, 그리고 긴 팔다리 등 좋은 몸을 갖춘 그는 부드러운 투구폼을 갖고 있다는 호평이 잇따르고 있다. 직구는 물론 특기인 서클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 등 변화구도 잘 던진다. 커맨드(스트라이크 존 전체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도 상당하다.
그는 7일 '상대의 타이밍을 뺏는 서클체인지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데 대해 "타자에게 공이 가다가 갑자기 뚝 떨어지는 서클체인지업은 아직 6점 짜리 밖에 안 된다. 자신만의 감이 중요한데 많은 연습을 통해 마스터 할 것"이라며 겸손해 했다. 10점 수준의 서클체인지업을 던지기 위해 좀 더 근력을 키우면서, 각종 트레이닝을 받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좋은 신체를 갖고 있으면서도 꾸준한 노력을 통해 기량이 급성장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최근 144㎞까지 찍은 데다가, 경기 운영능력도 좋다. 올 시즌 6경기에서 27과 3분의 1이닝을 소화하면서 탈삼진 35개를 잡은 데다가, 사사구는 불과 4개만 허용했다.
좌완투수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SK 입장에선 오원석을 꾸준히 단련시켜 현재보다 더욱 굳건한 팀이 될 수 있다.
고교 3학년인 그는 지난해 까지 하체에서 이어지는 상체의 회전을 제대로 싣지 못한 채 주로 팔의 스윙만을 이용해 공을 던지는 경향이 있었으나, 최근에는 몸통과 팔이 함께 넘어오며 부드럽게 디딤발도 나오는 등 투구폼이 많이 개선됐다.
지난 4일부터 시작, 5일 설악고와의 청룡기 첫 경기는 다소 아쉬웠다. 당일 64강 경기는 10회 승부치기 상황에서 10-9로 마무리, 가까스로 승리했다. 오원석은 3회까지 노히트로 마운드를 지켰으나, 3회 무사 1·3루 상황에서 4번 타자에게 좌중간을 넘어가는 3점 홈런을 얻어맞았다. 이후 4구와 중전안타를 허용해 결국 4회 때 윤세훈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3이닝 4실점 4자책점으로 부진한 경기였다.
이마저도 좋은 경험이다. 청룡기에서 일찌감치 한 차례 혼쭐이 난 뒤 다시 투지를 불태우며 목표로 한 우승을 달성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김성용 야탑고 감독도 이 같은 생각이다.
뿐만 아니라 오원석과 김 감독은 다음 달 치르는 경기도 대표 선발전을 통해 황금사자기에서 우승한 수원 유신고 등을 꺾은 뒤 오는 10월 제100회 전국체육대회에 나서겠다는 의지다. 김성용 감독은 "우리 팀은 자율적인 분위기 아래에서 모든 경기를 치르고 있다"며 "위기 상황이 닥칠 때 선수들에게 부여된 자율성이 좋은 결과를 낳게 되더라. 승리는 결국 우리에게 오게 돼 있다"고 자신했다.
오원석은 "제 주특기를 더욱 단련시켜 청룡기의 남은 경기들과 도 대표 선발전에서 최상의 모습을 보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유신고와 공정한 경쟁을 통해 어느 팀이 더 센지 자웅을 다투겠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오원석은 "대학생활을 포기하고 프로에 진출하게 된 만큼 최단 기간 내에 선발에 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아들의 판단을 존중하고, 응원해준 부모님께 거듭 감사인사를 드린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SK 김광현을 롤모델로 프로생활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다. 오원석은 "초등학교 때부터 존경해왔던 SK의 에이스이자 최고의 인성을 겸비하고 있는 김광현 선배를 닮고 싶다"며 "소아마비 장애아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으면서 팬들에게도 잘해주는 모습을 보며 여러차례 감탄해 왔다. 야구인생을 김광현 선배와 같이 보내겠다"고 다짐했다.
/송수은기자 sueun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