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지메르만·부흐빈더 등
서울 대형홀에만 섰던 연주자 무대
개관 첫해부터 음향·기획 인정받아


지난해 11월 개관 이후 올해 3월부터 본격적으로 공연 시즌을 치르고 있는 아트센터 인천(ACI)이 국내 클래식 공연계에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3월 '피아니스트들의 피아니스트'로 불리는 크리스티안 지메르만을 시작으로 5월 '베토벤 스페셜리스트'로 인정받는 피아니스트 루돌프 부흐빈더가 ACI에서 공연을 가졌다.

수차례 내한했던 두 연주자 모두 인천에선 첫 공연이었다. 지난 7일 오후에는 '21세기 바이올린 여제' 율리아 피셔가 미하엘 잔데를링이 지휘하는 드레스덴 필하모닉과 처음으로 인천에서 공연했다.

지역 공연계에선 개관 8개월째 돌입한 ACI가 '클래식 공연=서울'이라는 등식을 허물고 있다고 평가한다. ACI가 최신 시설을 앞세워 서울의 대형 콘서트홀에만 섰던 세계적 연주자들을 인천으로 끌어오고 있다는 것이다.

자신의 피아노를 해외 연주회에 가지고 다닐 정도로 음색에 예민한 지메르만의 공연이 인천에서 개최될 수 있었던 이유도 ACI의 좋은 음향 때문이었다.

지메르만의 국내 공연 기획사인 마스트미디어는 "ACI의 음향이 훌륭했기 때문에 지메르만의 공연을 인천에서 열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8일 ACI에 따르면, 지난 7일 공연까지 올해 상반기 ACI의 기획 공연은 11건(12회)이었다. 지메르만의 공연이 매진되는 등 총 9천800여명이 관람하면서 객석점유율은 68%를 기록했다.

공연업계에서 일반적으로 보는 최저 목표치인 점유율 60%를 넘기며 비교적 순항 중이다. 인천의 음악팬들도 ACI의 기획공연에 호응했다고 볼 수 있다.

지역의 한 음악 애호가는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2시간 정도 공연을 보기 위해선 최소 왕복 4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면서 "지하철로 30분 정도면 닿는, 좋은 시설의 ACI에서 세계적인 연주자를 만나는 즐거움이 크다"고 말했다.

인천시립교향악단 관계자는 "지난 4월 ACI에서 진행된 인천시향 정기연주회에서 경험한 음향의 잔향과 시설 모두 매우 훌륭했다"면서 "좋은 시설을 앞세워 기획면에서 지역 공연계에 힘을 불어넣고 있다"고 평가했다. → 관련기사 16면

/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