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날 준비하는 노력 소홀해선 안돼
새로운 성장동력·과감한 변신 필요
'주력산업 혁신·미래핵심 사업 창출'
경영전문가들 '양손잡이 경영' 권고
갱생을 결정하면 높은 산의 정상에 둥지를 틀고 맨 먼저 하는 것은 40여 년간 사용해 오던 낡고 약해진 부리를 바꾸는 작업이다. 자신의 부리로 바위를 쪼아 부리가 깨지고 빠지게 한다. 그러면 서서히 새로운 부리가 돋아나게 된다. 다음으로는 새로 돋아난 부리로 낡고 부실해진 발톱을 하나하나 뽑아낸다. 그리고 새로 발톱이 돋아나면 이번에는 날개의 깃털을 하나하나 뽑아낸다. 이렇게 약 반년의 고통스러운 갱생과정을 거치면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힘차게 하늘로 날아올라 30년의 수명을 더 누리게 된다.
장수를 희망하는 것은 인간이나 기업이나 마찬가지다. 사람은 건강하게 장수하고픈 욕망이 있고 기업은 좋은 평판, 우량한 경영실적으로 지속성장 경영을 원한다. 장수라는 과실을 얻고자 하면 솔개와 마찬가지로 그에 상응하는 고통스러운 대가를 치러야 한다. 장수기업의 특징은 외부변화에 항상 능동적으로 대응해 지속적인 성장을 이룬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가혹할 만큼의 내실경영으로 내부역량을 극대화한다.
얼마 전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설이 나왔을 때 시장은 충격이었다. 절대 망하지 않는다는 대마불사의 논리가 깨진 것이다. 한마디로 경영의 실패이다. 본업에 충실하지 않고 미래준비에도 소홀하여 쓸데없는 일에 자원을 낭비하고 건강한 조직문화 형성에 실패해 조직 구성원들에게 동기부여하고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장수기업은 일본 오사카에 있는 콩고구미(金剛組)라는 사찰건축 전문회사다. 사천왕사라는 가장 오래된 사찰을 건립한 1441년 전인 578년에 백제인 류중광에 의해 창립된 회사다. 전쟁 중에 사찰을 지을 수 없을 때는 회사의 지속성을 위해 죽은 군인들의 관을 만들어 회사를 운영했다고 한다.
장수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할 정도로 내실경영과 함께 미래를 준비하는 노력도 해야한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큰 물결과 저성장이 뉴노멀(New Normal)이 되는 시대에 기존의 사업만으로는 기업들이 성장하는 데 한계가 있다. 경영혁신으로 주력사업의 수익성을 극대화하고 동시에 새로운 사업을 발굴해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그러나 기업들의 미래 신사업 발굴은 그리 쉽지가 않다. 미래에 대한 준비에서 위험을 감내할 체력과 용기가 없고, 외부환경변화에서 오는 기회와 위기의 조짐을 제때 파악하지 못하며, 과거와 현재 사업의 성공경험에 매몰돼 신사업 추진의 발목을 잡기도 한다.
지금이야말로 기업들의 과감한 변신이 필요한 때이다. 바로 기업의 트랜스포메이션이 필요한 것이다. 환경과 기술의 변화에 따라 기업은 끊임없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사업의 전환을 모색해야 한다. 이를 위해 현재의 주력사업을 근본적으로 다른 방식으로 변환시킴으로써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 이젠 고전이지만 전통 판매방식에서 렌탈서비스로의 전환은 좋은 사례이다. 다음으로 회사가 아예 새로운 사업을 발굴해 미래 핵심비즈니스를 창출하는 것이다. 인터넷에서 광고사업을 하던 구글이 자율주행차 사업에 뛰어들어 새로운 미래사업을 만들어 낸 것도 좋은 사례일 것이다. 물류사업이 주 사업이었던 아마존이 클라우드컴퓨팅 사업을 시작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을 꾀한 것도 참고할 만한 사업전환이다. 경영전문가들은 비즈니스 전환을 이루기 위해 주력사업의 혁신과 더불어 미래핵심 사업을 만들어가는 '양손잡이경영'을 권고하고 있다. 주력사업으로 수익극대화를 하고 미래사업을 인큐베이팅하는 선순환의 고리를 원활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성공했던 기업들이 지속혁신에 성공하지 못하고 쓰러지는 이유는 잘나가는 기존사업을 유지하는 데만 급급했고 미래를 위한 투자에 소홀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불확실성 시대에 기업의 지속가능성장을 위해서는 과감한 내부혁신으로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용기와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솔개처럼 고통을 감내하여 장수할 수 있는 새로운 희망의 미래를 준비하는 과감한 용기와 결기가 절실한 때이다.
/이세광 한국조직문화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