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1인 하루 변기물 40ℓ 소비
"나부터 아끼자… 즐거운 불편"
생수 대신 수돗물 끓여 먹기…
비닐봉지 절제 등 신자에 독려
요강을 사용하는 수녀가 있다.
천주교 인천교구 문점숙(노틀담수녀회) 수녀는 지난 2012년부터 7년째 숙소에서 소변을 볼 때 화장실 좌변기 대신 요강을 쓴다.
화장실에서 소변을 본 뒤 매번 내려야 하는 변기 물을 절약하기 위해서다. 변기를 한 번 내릴 때마다 소비되는 물은 약 6ℓ 정도. 우리나라 국민 1인이 하루에 약 7번의 소변을 보는 점을 감안하면 문점숙 수녀는 하루 약 40ℓ의 물을 절약하고 있는 셈이다.
일반 정수기의 대형 생수통(18.9ℓ)의 2배에 달한다. 산술적으로는 1년에 1만4천600ℓ 정도의 물을 아끼고 있다. 요강은 하루에 한 번만 비운다.
그는 또 세탁기 대신 손빨래를 하고, 샤워를 할 때도 미리 물을 받아 양을 정해 놓는 등 물 절약에 철두철미하다.
문점숙 수녀는 "우리나라 사람의 하루 물 사용량이 물이 부족한 아프리카 사람의 한 달 물 사용량과 똑같다는 사실을 안 순간부터 '나부터 물을 아끼자'는 생각에서 이같이 하고 있다"며 "적은 양의 소변 때문에 매번 수ℓ의 물을 사용하고 있는데, 요강을 사용하는 것은 정말 '즐거운 불편'이다. 지금은 오히려 요강을 쓰지 않으면 마음이 더 불편하다"고 말했다.
천주교 인천교구는 지난달부터 페트병 생수 대신 수돗물 끓여 먹기 운동도 펼치고 있다. 페트병 사용을 줄이자는 차원이다. 인천교구청에 있는 약 40명의 신부가 가장 먼저 이 활동에 나섰다. 숙소 생활을 하는 이들이 지난해 사용한 페트병 생수는 약 4만3천병에 달한다.
인천교구는 '비닐봉지 및 플라스틱 용기 사용 절제하기', '육류와 유제품 섭취 줄이기' 등 20개의 자원 절약 조항을 만들어 교구 내 약 30만 명의 신도들에게 실천을 독려하고 있다.
천주교 인천교구의 이런 환경사랑실천운동에는 인천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환경단체 가톨릭환경연대(대표·최진형)가 힘을 보태고 있다.
인천교구 사회사목국장 정성일 신부는 "수돗물 끓여 먹기 등 교구 차원의 환경 운동이 시작 단계지만, 큰 호응을 얻고 있다"며 "앞으로 이 운동이 더욱 확산해 인천교구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까지 전파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승배기자 ksb@kyeongin.com
7년째 '요강' 사용하는 수녀… 환경보호나선 천주교 인천교구
입력 2019-07-14 21:42
수정 2019-07-14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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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15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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