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추홀 주안동 일대 재건축 현장
남동 오피스텔등 10곳 '장기방치'
수십미터 크레인·낡은 안전펜스
"바람불면 겁나 주변 경계" 호소


인천 도심 곳곳에 건축물들이 오랜 기간 공사가 중단된 채 남아있다. 인근에 사는 주민들은 관리되지 않고 있는 건축 시설물 등으로 인한 안전사고를 우려하고 있다.

16일 찾은 미추홀구 주안동 295 일대 재건축 공사현장은 지상 1층 철골 구조물과 건축자재들만 덩그러니 남아 있었다.

재건축정비사업조합과 계약한 시공사가 지난 2016년 9월 착공에 들어갔는데, 조합과 시공사가 계약해지를 하면서 2017년 2월 공사가 중단됐다.

계약해지 이후 조합에서 새로운 시공사 선정을 추진했지만, 실패하면서 수년째 공사가 중단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기간 공사가 중단되면서 피해를 보고 있는 사람들은 인근 주민들이다.

주민들이 가장 불안해하는 것은 건설현장에 우두커니 서 있는 30여m 높이의 크레인과 방치돼 있는 안전펜스다.

공사현장 인근에 있는 오피스텔 관리인 구모(44)씨는 "관리가 되고 있는 지도 알 수 없는 크레인이 수년째 치워지지 않고 있다 보니 항상 불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며 "바람이 세게 부는 날이면 안전펜스가 건물 쪽으로 기울기도 해 항상 오피스텔과 안전펜스 주변 경계를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공사현장을 관리하는 조합 측과도 연락이 끊기면서 미추홀구는 안전사고 예방 등을 위한 해결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미추홀구 관계자는 "조합 소유의 부지를 구에서 마음대로 할 수 없기 때문에 조합에 연락을 계속 시도하고 있다"며 "크레인 등 주민들이 우려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있고, 주민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되면 행정대집행 절차를 밟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동구 간석역 2번 출구 인근 공사현장 역시 지난 2003년 오피스텔 용도로 착공 신고를 낸 이후 2012년부터 공사가 중단된 채 방치돼있다.

곳곳에 녹이 슬어 있는 공사현장 안전펜스는 인도 쪽으로 기울어져 있기도 했다. 이처럼 착공신고 후 2년 이상 공사가 중단된 건축물을 '공사중단 장기방치 건축물'이라고 한다. 인천시는 올해 인천지역에 있는 '공사중단 장기방치 건축물'이 10개소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현재 10개 군·구의 공사 중단 장기방치 건축물 실태를 최종적으로 확인하고 있는 단계"라며 "실태조사가 끝나는 대로 지역에 있는 공사중단 장기방치 건축물의 안전문제, 공사재개 등을 건축주와 논의하면서 문제를 해결해 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태양기자 ks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