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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문화의전당 제공

'오페랄리아 콩쿠르' 우승한 유럽 성악계 '라이징 스타'
지휘자 자네티와 인연 방한… "나만의 목소리로 특별한 음악 선사"

'세계적인 소프라노'라는 수식어를 들었을 때, 자연스럽게 거리감이 느껴졌다.

클래식은 어렵다는 편견 때문인지 이 수식어가 낯설기도 했고, 부담스럽기도 했다. 그러나 막상 그의 음악 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난 후에는 생각이 달라졌다.

조금 더 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28살의 어린 나이지만 음악에 대한 자신만의 신념은 또렷했다.

19~20일 고양과 수원에서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아시아 데뷔 무대를 갖는 소프라노 엘사 드레이지는 유럽 성악계에서 떠오르고 있는 '라이징 스타'다.

그는 2016년 명망있는 '오페랄리아(Operalia)' 콩쿠르에서 우승한 이후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으로 데뷔, 다양한 무대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남기며 주목받았다.

현재 그는 향후 2년간의 공연 일정이 꽉 잡혀있을 정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런 그가 아시아 데뷔 무대로 한국을 선택한 건 경기필 지휘자인 마시모 자네티와의 인연 때문이다.

"자네티에게 경기필에 대해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젊은 오케스트라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 '젊음'에 대해 기대하고 있어요. 또 자네티가 경기필 단원들이 음악적으로 많은 영감을 얻기를 원하는 모습을 보고 큰 감동 받았다고 했어요. 모든 오케스트라가 음악적 영감을 얻으려고 노력하진 않기 때문이죠. 그 특별함을 직접 경험해 보라고 저를 설득했고, 저 역시 그 감동을 느끼고 싶어 한국에 오게 됐어요."

그는 이번 무대에서 후기 낭만 시기를 살았던 슈트라우스와 말러의 음악을 조명한다. 아시아 첫 데뷔 무대인 만큼 그는 곡목을 정하는 데 많은 공을 들였다.

자네티와 SNS, 이메일 등을 통해 소통하며 곡목을 작성했고, 고민 끝에 슈트라우스 가곡 '아폴로 여사제의 노래'와 '네 개의 마지막 노래', 말러의 교향곡 4번을 들려준다.

"이번 무대에서 재미있는 점은 슈트라우스의 젊은 시절과 중년 시절의 음악 세계를 들을 수 있다는 거예요. '아폴로 여사제'는 슈트라우스가 '네 개의 마지막 노래'를 쓰기 50년 전에 만든 곡인데, 그가 젊었을 때 음악적으로 얼마나 성숙했는지 보여주는 작품이에요. 젊었을 때의 멜로디와 마지막 시기의 노래를 한 무대에서 들려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한국 무대에 처음 오르는 그가 한국 관객에게 보여주고 싶은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그는 '진정성'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음악에 대한 겸손함과 신뢰를 바탕으로, 음악의 아름다움을 관객에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죠. 성악가, 연주가, 지휘자가 중심이 되는 것이 아니라 음악 자체가 무대의 중심이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공연 날 최상의 목소리로 가장 좋은 음악을 관객에게 들려드릴 거예요. 곡목들이 익숙할 수도 있겠지만, 엘사 드레이지라는 사람의 목소리를 통해 특별함을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강효선기자 khs77@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