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화일로 걷는 한·일 관계 영향
지자체 산하 단체·프로구단 등
교류행사·전지훈련 취소 잇달아
일부 '올림픽 보이콧' 靑 청원도

'NO재팬' 등 일본불매운동이 전방위로 확산되면서 경기도 체육계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도내 지자체 산하 체육계와 수년간 이어온 교류 활동을 비롯해 프로배구단과 종목단체들의 전지훈련 일정 모두 취소되거나 무기한 보류됐다.

우선 일본이 종주국인 유도 종목에 제동이 걸렸다. 의정부시는 오는 27~30일까지 '제39회 한·일 우호도시 친선교환경기'를 일본 시마네 현에서 진행하려 했으나, 지난 19일 이 일정을 전면 취소했다.

일본과의 친선교류는 지난 1981년부터 올해까지 39년 동안 이뤄졌으며 한·일 양국 청소년들이 서로의 문화를 체험하는 민간 교류 역할을 맡아왔다.

이 같은 시의 결정을 접수한 의정부시체육회는 곧바로 유도 선수단과 검도·탁구 선수단에 교환경기 취소 및 별도의 추진계획을 진행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B 프로배구단은 일본의 한 프로배구단과 함께 일본 현지에서 합동훈련을 진행하기로 구두 협의를 통해 확정했지만, 최근 합동훈련 일정을 전면 보류시켰다.

현재 한국 랭킹은 남자가 세계 24위, 여자가 9위인데 반해 일본은 남자가 세계 11위, 여자가 세계 6위를 기록 중이다.

또 다른 구단 역시 일본에서 일본 프로구단과 연습경기를 치를 예정이었으나, 유럽팀을 초청해 일본 전지훈련 일정을 대체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도내 C지자체 소속 육상팀도 오는 11월 일본 오키나와 현에서 전지훈련을 실시하겠다는 내용의 계획서를 지자체에 제출했다가 반일 감정이 갈수록 격화되자 훈련 일정을 전면 취소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변경 계획서를 다시 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시즌 중인 프로야구와 프로축구도 상황은 마찬가지. 두 종목은 시즌이 끝나는 11월 이후 통상 일본으로 전지훈련을 떠났다. 하지만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한·일 관계가 장기화 될 경우 전지훈련 일정 변경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도내 한 프로 구단 관계자는 "스포츠 종목의 경우 팬들의 관심과 사랑을 무시할 수는 없다. 일본의 경제 보복에 따른 한일 관계 악화가 지속될 경우 어쩔 수 없이 전지훈련 일정을 변경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반일 감정은 2020 도쿄올림픽을 준비하는 도내 일부 체육계에도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부 국민들이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을 통해 도쿄 올림픽 '보이콧'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도내 한 체육계 관계자는 "도쿄올림픽 준비를 위해 조만간 전지훈련 일정을 수립하고 장소를 물색할 예정이었는데 반일 감정이 격화되면서 훈련 일정을 아직 잡지 못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송수은기자 sueun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