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한 교회 유아방에서 함께 잠을 자던 4살짜리 여자아이를 때려 숨지게 한 여중생이 심신미약을 인정받아 중형을 피했다.

인천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송현경)는 25일 열린 선고 공판에서 상해치사 혐의로 구속 기소된 중학생 A(16)양에게 장기 징역 3년~단기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을 상대로 정신 감정을 한 결과, 지능이 전체적으로 낮고 충동조절장애가 있는 것으로 진단됐다"며 "피고인이 범행 당시 이런 장애로 인해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고 판단했다.

이어 재판부는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하더라도 피해자의 사망 가능성까지 예견할 수 없었다고 볼 수는 없다"며 "피고인의 행위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생명을 잃게 하는 결과가 발생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A양은 올해 2월 8일 오전 5시 30분께 인천의 한 교회 유아방에서 함께 잠을 자던 B(4)양을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A양은 B양이 잠을 방해하자 화가 나 벽에 수차례 밀치는 등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검찰은 A양에게 소년법상 허용한 상해치사죄의 법정 최고형인 장기 징역 10년∼단기 징역 5년을 구형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