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73만5628t… 43.2% ↓
코크스·석회석은 반토막나기도
美 노선 단 1개… 반사이익 적어

양국 협상 재개 합의 '소강 국면'
단기 회복 힘들어 당분간 감소세


미·중 무역분쟁 여파로 인천항에서 중국으로 수출되는 중간재(생산에 필요한 원재료 등) 화물이 많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인천항만공사에 따르면 올 상반기 인천항 대(對)중국 수출 물동량은 231만9천686t으로, 지난해 상반기(277만1천489t)보다 16.3% 줄었다. 이

중 중간재 화물은 73만5천628t으로 집계돼 지난해 같은 기간(129만5천403t)에 비해 43.2%나 감소했다.

인천항 전체 중국 수출 물량 가운데 중간재가 차지하는 비율은 30%에 달한다. 인천항에서 중국으로 중간재를 수출하면 중국 기업이 이를 기반으로 완제품을 만들어 미국에 판매하는 구조로 무역이 이뤄진다.

미국과 중국이 상대국 수출품에 고율의 보복관세를 부과하면서 두 나라 간 교역량이 줄었고, 우리나라에서 중국으로 수출되는 중간재 물량도 타격을 입게 됐다.

제철·주물용 연료인 코크스와 석회석 등 광물성 연료의 수출량은 88만928t(지난해 상반기)에서 40만627t(올 상반기)으로 54.5%나 줄었다. 수송기계(37.6%↓), 전자부품(33%↓), 철강제품(21.3%↓) 등의 수출량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인천항은 미국을 오가는 정기노선이 하나밖에 없어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대(對)미국 수출 반사이익 효과도 미미한 것으로 인천항만공사는 분석했다.

미·중 양국이 지난달 정상회담에서 협상 재개에 합의해 일단 무역분쟁이 소강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위축된 양국의 교역이 단시간에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

인천항에서 중국으로 수출되는 중간재 화물도 당분간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인천항만업계의 예측이다.

인천항만공사는 전자상거래 화물과 농수산품 등 중간재 수출 물량을 대체할 수 있는 화물을 발굴하고, 장기적으로는 미·중 무역분쟁 우회 통로로 주목받는 베트남과의 교역량을 늘리기 위해 신규 항로 등을 유치할 계획이다.

인천항만공사 관계자는 "인천항은 중국과의 교역량이 60%에 달하기 때문에 중국 수출량이 줄어들면 큰 영향을 받는다"며 "신규 항로를 개척해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다른 항만에서 수출되는 수도권 등 중부 지역 화물을 인천항으로 가져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