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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가 뜨겁다. 알래스카 앵커리지 등 주요 도시에서 10일 이상 30도가 넘는 폭염이 지속되는가 하면 영하권 안팎이어야 할 캐나다 북극지방도 기온이 영상 21도를 기록하고 있다. 그린란드 역시 이상기온으로 인한 해빙현상으로 하루에 20억t의 빙하가 녹아내리는 중이다. 이 때문에 태양광 반사량이 많이 줄어들어 바다표범 등 야생동물이 열사병으로 죽음을 맞고 있다는 우울한 소식도 들린다.

유럽도 뜨겁긴 마찬가지다. 지난 25일 프랑스 파리의 낮 최고기온은 섭씨 42.6도로 1873년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최고 기온을 경신했다. 인근 스페인, 벨기에, 독일은 물론 폴란드, 체코 등도 이미 사상 최고기온을 기록하는 등 유럽 대륙 전반이 몸살을 앓고 있다. 지구 온난화로 북극 빙하가 급격하게 감소하면서 해수면 수온이 크게 올라간 게 원인이다. 나무 나이테와 호수 침전물, 산호, 빙하 등 약 700개의 척도를 활용해 지난 2000년간의 기후변화를 분석한 스위스 베른대학 지리학연구소는 이같이 지구 기온이 지구 전체에 걸쳐 급격히 상승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란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최근 국내에 출간된 과학전문 저널리스트 피터 브래넌의 '대멸종연대기'(흐름 출판)에 따르면 지구는 5억년 사이에 5번의 대멸종을 맞았는데, 2억5천만년 전인 고생대 말 '페름기'에 지구온난화로 가장 많은 96%가 멸종했다. 동물의 대멸종은 운석충돌 같은 외계의 충격보다는 지구 내부의 원인, 즉 지질활동에 따른 기후와 해양의 변화로 빚어진 지구의 온난화 때문으로 특히 이산화탄소의 증가가 대량살상의 주범이라는 것이다. 그는 인류의 환경 파괴로 지금처럼 이산화탄소가 증가한다면 100년 안에 동물 70%가 멸종할지 모른다고 경고를 하고 있다.

문제는 뜨거운 지구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앞으로도 꾸준히 지속된다는 점이다. 특히 화석연료 사용과 소 같은 가축이 끊임없이 내뿜는 이산화탄소를 줄이지 못하면 지구는 점점 더 뜨거워질 것이다. 전 지구적 차원의 공동대응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이유다. 그럼에도 지구 평균기온 상승 폭을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자며 채택된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에 최강대국 미국이 2017년 탈퇴했다. 그러자 중국도 적극성이 떨어졌다. 중국과 미국은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 1, 2위 국이다. 이들 국가의 경솔함으로 지구가 이런 재앙을 맞는지도 모른다.

/이영재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