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72901002229600106621.jpg
짝짓기를 하고 있는 맹꽁이. /대장들녘지키기 시민행동 제공

3기 신도시 개발부지인 대장들녘에서 수천 마리의 맹꽁이 집단서식지가 발견됐다.

'대장들녘지키기 시민행동(이하 시민행동)'은 지난 26일과 28일 대장들녘 일대에서 맹꽁이 야간 번개탐사를 실시, 대장동 마을과 신도시 개발부지에서 맹꽁이 소리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맹꽁이는 주로 주말농장 등 밭경작지의 물이 고인 고랑에서 발견되었고, 주변 논은 대부분 친환경농업 인증 재배지였다. 운 좋게도 짝짓기를 하는 맹꽁이 한 쌍을 발견한 데 이어 배수로에서 울음주머니를 부풀게 하는 수컷도 찾아냈다.

어두운 밤이 되자 맹꽁이 울음소리가 더욱 울려 퍼졌다.

탐사에 함께한 양서류전문가 손상호 선생은 "한 곳에서의 울음소리가 수백 마리의 맹꽁이가 서식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시민행동은 이틀간 신도시 개발부지 안에서 맹꽁이 집단 산란지 10여 곳을 발견했다.

맹꽁이는 연중 땅속에 서식하며, 장마철에 일시적으로 생긴 물웅덩이 모여 산란한다. 산란은 보통 밤에 하지만 비가 오거나 흐린 날씨에는 낮에도 수컷이 울음소리로 암컷을 유인한다. 이러한 습성으로 인해 산란시기 외에는 울음소리를 들을 수 없고, 눈에 띄지도 않는다. 맹꽁이는 과거에 많았지만 제초제, 살충제 등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면서 개체수가 감소했고, 개발로 인한 습지가 사라지면서 서식지가 파괴돼 멸종위기야생생물 Ⅱ급으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다.

2019072901002229600106622.jpg
맹꽁이 집단 산란지 10여 곳이 발견된 모습. <BR/>/대장들녘지키기 시민행동 제공

대장들녘은 국토부와 부천시가 신도시 조성을 추진하고 있는 344만㎡(약 104만평)의 개발부지를 포함해 부천에 397만㎡(약 120만평), 서울 오곡동에 397만㎡(약 120만평), 김포공항습지 100만㎡(약 30만평)과 잇대어져 있어 수도권 서부권역에서 얼마 남지 않은 논습지다.

대장들녘에는 맹꽁이, 금개구리뿐만 아니라 재두루미, 큰기러기 등 37종의 법정보호종 등 다양한 생명들의 서식이 확인되어 수도권에 얼마 남지 않은 생명의 보고로 알려져 있다.

시민행동은 "대장들녘 논습지의 생명은 신도시개발사업 추진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다"며 "고밀도 도시개발로 부천의 마지막 바람길이 막혀 폭염과 고농도 미세먼지 증가가 예상돼 도시민의 생활환경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민행동은 부천대장 신도시 철회와 한강환경유역청에 멸종위기종 서식실태 조사 및 보호조치를 강력하게 요구했다.

부천/장철순기자 so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