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위탁사업 수익 대부분 차지
퇴직후 고위직 입사 부적절 지적
사실상 최대거래처 눈치 불가피
센터 "공개경쟁 문제없다" 해명


인천항 제1·2국제여객터미널 등 인천항 시설물을 관리하는 (사)인천항시설관리센터가 인천항만공사 퇴직자 취업 창구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인천 항만업계에 따르면 인천항만공사 팀장급 직원 A씨는 지난 5월 퇴사 후 인천항시설관리센터에 취업했다. 인천항시설관리센터 고위직 공모에 지원한 A씨는 70여 명의 지원자를 제치고 인천항시설관리센터 이사회에서 최종 낙점됐다.

2017년 5월 퇴사한 한 팀장급 직원도 그해 인천항시설관리센터에 계약직으로 합격해 인천항 크루즈터미널 관리 업무를 맡고 있다.

같은 해 계약직으로 입사한 전 인천항만공사 직원은 현장 소장으로 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항시설관리센터는 인천항만공사 위탁 사업으로 수익 대부분을 충당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전 인천항만공사 간부급 직원이 인천항시설관리센터 고위직으로 입사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인천항시설관리센터의 올해 예상수익 101억원 가운데 98억원이 인천항만공사 사업에 해당한다.

인천항시설관리센터가 인천항만공사 자회사는 아니지만, 사실상 최대 거래처이기 때문에 직원 채용에서도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는 게 인천 항만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천항만공사 고위직이 인천항시설관리센터로 이직하는 것은 국정감사에서도 자주 지적된 내용"이라며 "그럼에도 같은 일이 반복되는 것은 구조적인 문제라고밖에 볼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인천항시설관리센터 관계자는 "우리는 인천항만공사로부터 위탁받는 사업이 많다. 인천항만공사 출신이 중간자로서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점수를 높게 받는 측면도 있다"며 "공개경쟁을 통해 채용됐기 때문에 절차상 문제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