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죽산 조봉암 선생 60주기를 맞아 독립과 관련한 선생의 어록과 태극문양을 조합한 캘리그래피 작품을 대형 현수막으로 제작해 1일 시청에 내걸었다.

올해는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강화 출신의 정치인이자 독립운동가인 조봉암 선생(1899~1959)은 해방 이후 "우리가 독립운동을 할 때 돈이 준비되어서 한 것도 아니고 가능성이 있어서 한 것도 아니다. 옳은 일이기에 또 아니하고서는 안 될 일이기에 목숨을 걸고 싸웠지 아니하냐"며 독립운동에 대해 회고했다.

죽산은 해방 이후 진보당을 창당했다가 이승만 정권에 의해 간첩누명을 쓰고 꼭 60년 전인 1959년 7월 31일 사법 살인을 당했다. 그의 명언은 서울 망우리 공원 죽산 묘역의 기념비에 새겨져 있다.

인천시는 3·1운동과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맞아 이 같은 죽산의 독립운동 정신을 시민들과 공유하기 위해 그가 남긴 말을 2점의 캘리그래피 작품으로 만들었다. 글씨와 디자인은 유명 캘리그래퍼 강병인 작가가 맡았다.

죽산의 어록은 빨간색과 파란색 글씨가 소용돌이치듯 서로 휘감고 있는 태극문양으로 다시 태어났다. 오밀조밀 모여있는 글씨들은 국민의 화합과 단결을 의미한다. 이 작품은 가로 5.5m, 세로 4m의 현수막으로 제작돼 시청 본관에 내걸렸다.

세로로 긴 형태(1.5m×10m)의 현수막에는 죽산의 어록 외에도 상단의 '독립'이라는 글자가 유독 눈에 들어온다. 글씨는 한쪽이 잘려 나간 듯한 모양인데 이는 '이루지 못한 독립'을 의미한다. 강병인 작가가 지난 2월 임시정부기념사업회와 함께 기획한 순회 전시회를 위해 만든 작품이다.

인천시 미디어담당관실 관계자는 "죽음으로도 잊히지 않은 죽산의 말과 소리 없이 독립을 외치는 글씨가 60년의 시간을 초월해 만났다"며 "남북통일과 자주독립을 주장한 죽산의 외침은 일본의 경제적 침해를 딛고 산업 경쟁력의 독립을 꾀하는 지금의 상황을 항변하고 있는 듯하다"고 기획의도를 설명했다.

인천시는 광복절이 있는 8월 한 달 동안 시청을 비롯해 군·구청과 산하 기관 청사에도 죽산 어록 현수막을 게재할 예정이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