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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수은 문화체육부 차장
17일간의 일정으로 진행된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를 놓고 저마다 호평을 내놓고 있다. 194개국 7천500여명의 선수단이 참가해 국제수영연맹(FINA)이 주관하는 대회 중 역대 최다 출전국·출전선수 신기록을 남겼다. 홈에서 뛴 한국은 동메달 1개로 공동 23위에 머물렀다.

첫 대회였던 여자 수구에서의 소중한 한 골, 다이빙에서의 희망 등 우리 선수들의 노력에 응원과 갈채를 보내는 게 마땅하나, 성적만 놓고 보면 편을 들어주기도 힘들다. 흔히 교육청에서 추진하는 '스포츠축제'도 아닌 '선수권대회'다. 김수지가 여자 다이빙 1m 스프링보드에서 다이빙 역사상 최초로 세계선수권에서 메달을 따낸 것은, 경영을 포함해 '마린보이' 박태환이 2011년 상하이대회 자유형 400m에서 1위를 차지한 이후 두 번째 메달이다.

중국은 금 16개·은 11개·동 3개로 종합 1위, 일본은 금 2개·은 2개·동 6개로 11위에 랭크됐다. 우리의 신체조건이 크게 다르지 않다. 약 15억명의 중국과 비교하는 게 어렵다면 일본과의 차이는 어떻게 설명할지 대한수영연맹은 답해야 한다.

광주대회 전부터 결과는 예상됐다. 양질의 지도자들이 대체로 서울에 집중돼있기에 선수들은 돈을 싸들고 경기도에서 서울로 적을 옮기거나, 서울에서 직접 스카우트에 나선다. 경기도체육회와 서울시체육회 모두 인정하는 부분이다. 인프라 구축과 함께 세계인들과 경합하면서 기술과 정보의 취합을 통해 '제2의 박태환' 육성에 박차를 가해야 하는 상황에 인기몰이, 선수 빼먹기에만 급급하다.

어디 수영뿐이랴. 육상에서도 10월 전국체전을 위해 일부 유명 인사들이 경기도에서 서울로 소속을 옮기는 등 일부 타 종목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파악됐다. 메달 개수로 스포츠를 평가하는 것도 옳지 않지만, 33개 종목이 치러질 내년 도쿄올림픽에서 우리 선수들의 땀을 헛되이 하지 않으려면 대한체육회가 중심을 잡고 제구실을 해줘야 한다. 개선 방안 마련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송수은 문화체육부 차장 sueun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