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못 미칠 때 자신 탓하는 현상
수치심 이용하는 사회문제로 봐야
평가·시선에 자유로워지는 법 소개
외모·육아 등 여성들 사연 집중조명
■ 수치심 권하는 사회┃브레네 브라운 지음. 가나출판사 펴냄. 352쪽. 1만6천500원
'남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나는 왜 이 정도밖에 안 될까' 등을 생각하며 타인에게 괜찮은 사람으로 보이기 위해 애쓴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는 건 '자존감' 때문이라며 자존감에 책임을 돌리기도 한다.
이런 문제는 자존감이 높아지면 해결될 수 있을까. 늘 자신이 부족하다는 생각에 괴로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이들을 위한 '수치심 권하는 사회'가 출간됐다.
책의 저자인 미국의 심리 전문가 브레네 브라운은 타인의 시선과 평가에 연연해하고 자신을 부족한 존재로 인식하게 만드는 데 '수치심'이 주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밝힌다.
대부분 사람들이 하는 착각 중 하나는 수치심은 어떤 특별한 일을 겪은 사람만 경험하는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수치심은 누구나 느끼는 감정이고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 인간의 생각과 행동을 지배한다.
공부를 못해서, 승진이 늦어서, 남들이 부러워할만한 좋은 대학이나 회사를 다니지 못해서 등 일상에서 크고 작은 수치심을 느낀다.
정도는 다르지만 현대인은 완벽해야 하고 남과 다르면 안 된다는 걸 강조하는 사회에 적응하느라 하루하루 애쓰며 살아간다.
이런 노력에도 모든 기대와 요구를 만족시킬 수는 없기에 결국 수치심을 느끼게 되고, 부족한 자신을 탓하며 자기비난을 하고, 자신을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 여기며 괴로워한다.
저자는 자신이 인정받지 못할까봐 불안해하고 두려워하는 것을 개인이 해결해야 할 자존감 문제로만 치부하지 말고, 수치심을 이용하는 사회문제로 봐야 한다고 말한다.
사회가 '이런 사람이 되어야 한다', '이렇게 행동해야 한다' 식의 기준을 강요하며 수치심 거미줄을 만들어놓고 그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자신에게 문제가 있는 것처럼 느끼게 만들기 때문이다.
책을 통해 세상이 강요하는 기준에 휘둘리지 않고 타인의 평가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하는 수치심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다.
수치심이 무엇이며 개인에게 어떤 식으로 영향을 미치는지 알려주고, 이 감정에 사로잡히지 않도록 '수치심 회복탄력성'을 키우는 방법을 소개한다.
또 저자는 수치심 연구를 하며 인터뷰한 여성들의 사연을 비중있게 실었다. 외모, 모성, 육아, 직장, 성생활 등에서 이들이 경험한 수치심은 현대인이 일상에서 겪는 상황들과 맞닿아 있어 자신의 상황에 대입해볼 수 있고, 이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조금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책은 지난 2007년 처음 출간된 이후 13년 째 미국 아마존 심리 분야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키고 있을 정도로 독자들의 지속적이고, 열렬한 호응을 받고 있다. 저자는 책을 읽고 나면 자신도 모르게 걸려든 수치심의 덫에서 빠져나와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강효선기자 khs77@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