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런데 눈을 씻고 찾아봐도 바다 이야기는 없다. 갯벌을 메워 만든, 원래는 섬이었고 바다였던 어느 땅의 개발 이야기뿐이다. 인천 인구 300만명 가운데 옹진군의 인구는 고작 2만명에 불과하기 때문일까. 다리가 놓인 일부 섬을 제외한 옹진군 주민들은 여객선이 유일한 교통수단이다. 그런데 툭하면 안개로 배가 결항하기 일쑤고, 물 때에 따라 출항 시간이 들쑥날쑥하다. 소규모 항만 시설의 현대화와 대형 여객선 취항, 여객선 준공영제 도입으로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 해도 늘 예산과 경제성의 벽에 가로막힌다. 수조원짜리 철도 사업의 예타 면제를 쉽게 외치는 정치인들은 그의 100분의 1도 안 되는 사업에는 인색하다.
올해 처음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섬의 날(8월 8일)의 슬로건은 '만남이 있는 섬, 미래를 여는 섬'이다. 정부는 올해를 '섬 발전 원년'으로 삼아 발전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신도시를 만들 때 항상 따라 붙은 사업은 광역교통망 구축 사업이다. 정부가 올해를 섬 발전의 시작으로 삼고, 섬을 변화시키려면 교통망 개선 사업을 우선 추진해야 한다. 해상 교통망뿐 아니라 열악한 섬 내부의 교통 인프라 확충도 중요하다.
옹진군의 인구는 2만 명이지만, 바다의 면적은 무려 1만5천260㎢로 인천 행정구역 면적(1천63.1㎢)의 14배에 달한다. 인천시와 정치권은 눈앞의 '표' 대신 미래를 봐야 한다.
/김민재 인천본사 정치부 차장 k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