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시청 지하차도 공사구간
오산시청 지하차도 공사구간에 4년째 임시로 마련된 인도. 걸려있던 현수막이 떨어지면서 위험한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오산/김태성기자 mrkim@kyeongin.com

市, 317호선 연속화 작업 장기화
비좁은 인도에 비만 오면 물난리
"먼지·소음 피해" 주민들 하소연
시행·시공사 "시와 협의중" 해명

"벌써 4년째 뗐다 붙였다 하면서 누더기나 다름없는 도로를 만들었죠. 사람을 위한 길은 없다고 보면 됩니다."

지방도 317호선의 연속화를 위해 추진 중인 '오산시청 지하차도' 공사가 장기화되면서 도로 관리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시민 안전을 위협하고 그에 따른 불편까지 야기하고 있다.

차만을 위한 도로를 만들면서 정작 사람을 배려치 않았기 때문인데, 이를 책임져야 할 시행자 및 시공사 측은 공사의 특성만을 이야기하며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태풍의 간접 영향으로 비가 내린 12일 오전 10시께 오산의 최대 번화가인 오산시청 및 운암지구와 인접해 있는 인도.

지하차도 공사로 '오산시민 안전제일'이란 안내판이 새겨졌지만, 어디에서도 안전을 위한 배려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인도 곳곳이 패여 물웅덩이가 생겼고, 차도를 달리는 차량의 바퀴에서 튄 물은 어김없이 행인을 덮쳤다.

장애인이나 노약자 등 교통약자는 아예 이 길을 다니기 힘들다. 폭이 채 1m도 되지 않아 사람 하나 다니기 힘든, 무늬만 인도인 구간도 있다.

떨어진 현수막이 길을 막아 자칫 아이들이 다칠까 우려된다는 게 주변 아파트 주민들의 목소리이기도 하다. 아파트들과 오산경찰서 등을 잇는 횡단보도는 아예 지그재그처럼 그려져 있어 실소가 나올 정도다.

운암주공아파트의 한 주민은 "2016년에 시작해 공사가 벌써 4년째다. 인도의 문제점은 물론 공사로 인한 소음과 진동, 먼지까지 민원을 냈지만 해결된 것은 없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주민도 "공사가 시작되기 전만 해도 자전거도 많이 다니고, 시민 산책로가 되기도 했다"며 "하지만 이제 이 길을 다니는 지역민은 거의 없다"고 했다.

시간이 약이라며 주민들은 참아왔지만, 올해 10월로 예정됐던 공사만료 기간도 미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시공사인 제일건설 측은 "민원이 있는 것도, 인도 파손 등 공사현장의 문제가 있는 것도 잘 안다"며 "하지만 구간 설계 변경 요구 등 공사가 원활히 진행되고 있지 않아 생기는 문제점이며, 이 문제는 시행자인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오산시와 협의 중인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오산/김태성기자 mr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