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습득·이중언어 교육지원
마을공동체·지역 주민들 소통
함박마을 주변 명소화 의견도

인천지역에 정착해 사는 고려인 가정이 늘고 있지만, 기존 한국인 주민들과 소통이 단절되는 등 여전히 사회정착에 어려움(7월 24일자 8면 보도)을 겪고 있다.

이들이 우리 사회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지역에서 해결책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2일 인천시의회 운영위원회 회의실에서는 인천시의회 고려인문화적응 연구회, 디아스포라 연구소, 인하대학교 다문화융합연구소 등이 공동 주최한 '고려인 사회통합을 위한 학술토론회'가 열렸다.

발표자로 나선 안경아 인천문남초등학교 교사는 "기본적으로 의사소통이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고려인 학생들과 한국 학생을 함께 교육하는 데 있어서 겪는 어려움이 많다"며 "고려인 학생들이 우리 사회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학급 내 한국어 습득을 위한 교육을 확대하고, 일반학생들에게도 이중언어교육 등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천지역에서 고려인들이 가장 많이 정착해있는 곳은 연수구다. 지난 5월 기준 연수구에 체류하는 고려인은 7천31명인데, 이 중 70% 이상이 연수구 함박마을에 자리 잡고 있다.

함박마을에 사는 고려인 자녀들은 문남초등학교와 함박초등학교에 다니고 있다. 문남초등학교는 595명의 학생 중 131명(22%)이 고려인 4세를 포함한 러시아권 학생이고, 함박초등학교는 563명 중 104명(18.4%)이 러시아권 학생이다.

두 학교의 학생 5명 중 1명은 고려인 학생인 셈이다. 그런데도 한국어 교육은 상대적으로 부족해 고려인 학생들이 소속 학급에서 수업을 따라가지 못하고, 한국 학생들과 원만한 교우관계를 형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인천시고려인종합지원센터를 설치해 인천지역 고려인들의 정착을 지원하면서, 인천 고려인 밀집지역인 함박마을을 명소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임영상 한국외국어대학교 명예교수는 "고려인종합지원센터를 설립해 인천에 사는 고려인들을 지원하고, 마을공동체학교 등을 운영해 지역주민들과 소통과 상생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개발해 함박마을이 고려인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장소로 명소화한다면 고려인들이 사회에 정착하면서 지역경제도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시의회 고려인문화적응 연구회 대표 김국환 시의원은 "이번 토론회에서 나온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인천시에 거주하는 고려인 동포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제도개선과 지원방안을 마련해나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태양기자 ks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