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연구원은 올해 한국 경제가 2.1% 성장할 것으로 13일 전망했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1월 2.6%에서 올해 5월 2.4%로 하향 조정한 데 이어 석 달 만에 다시 0.3%포인트(p) 낮췄다.

금융연구원은 세계 경기 둔화에 따른 국내 수출·투자의 회복 지연, 상반기 민간 부문의 경제 지표 부진 등을 반영해 이같이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5월에 비해 부문별 전망치도 일제히 낮췄다.

민간소비 증가율은 2.4%에서 2.1%로, 설비투자 증가율은 -0.4%에서 -5.3%로, 건설투자 증가율은 -3.9%에서 -4.1%로 하향했다.

연구원은 민간 소비는 소득 증대를 위한 정부 정책 등에 힘입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증가세를 보이겠지만, 내구재 소비 부진과 경기둔화에 의한 소비심리 악화가 성장률을 제한할 것으로 판단했다.

설비투자는 2017년 반도체 산업 위주의 대규모 투자가 일단락된 데다 최근 대내외 교역을 둘러싸고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들이 투자에 소극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건설투자는 민간의 주거용 건물 건설 위주의 하락세가 올해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취업자 수는 전년대비 평균 19만명 증가하고, 실업률은 3.9%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의 일자리 지원 확대 등이 일부 효과를 보겠지만 청년층의 양질의 일자리 취업 증가로 이어지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제조업 업황 부진, 건설업 경기 조정 등도 부담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6%로 전망됐다. 경기 부진 등 수요 측 요인뿐만 아니라 국제유가, 농축수산물가격 등 공급 측 요인도 물가 상승을 억제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연구원은 "경기둔화로 사회 취약층 지원을 위한 정부 복지정책이 강화되고 주택정책도 향후 불확실성으로 인해 안정적인 모습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한국은행의 물가 안정 목표인 2.0%에 크게 미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19년 국고채(3년물) 평균 금리는 지난해 2.1%보다 하락한 1.5% 수준이 될 전망이다. 연구원은 상반기 실물경기 둔화,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 효과라고 설명했다.

경상수지는 흑자 기조를 이어가겠지만 608억달러로 지난해 764억달러에 비해 상당폭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원/달러 연평균 환율은 1,172원 수준으로 예상됐다.

상반기 경제지표의 부진, 미·중 무역분쟁 재격화로 원/달러 환율이 지난해 말 대비 급상승한 가운데, 최근 기준금리 인하와 한·일 갈등 대두 등으로 하반기에도 상승 요인이 잔존한다는 진단이다.

연구원은 "경기 둔화 국면이 지속할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확장적인 통화 및 재정정책의 조합이 중요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또 한국 경제가 대외 여건에 흔들리지 않도록 체질 개선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연구원은 "반도체에 집중된 산업구조 특성상 세계 정보통신기술(ICT) 투자 사이클 등 외부 여건에 우리 경제성장률이 크게 영향받는다는 측면에서 산업 다각화에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드 사태에 따른 중국 관광객 감소로 인한 서비스업 부진, 한일 관계악화에 따른 제조업 수출 악화 우려 등을 교훈으로 국내 기초산업 육성, 내수 확대 등의 정책을 꾸준히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